<텔레콤아시아> 이모저모

○… 5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아시아 통신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과 기자회견을 가진 크레이그 배럿 인텔 CEO는 발표 내용보다 형식에서 더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배럿의 전망은 이미 알려진 정보를 벗어나지 못한 고담준론이었지만 그가 이날 보인 연설 형식은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예컨대 중간 중간 필요한 사람을 즉석에서 무선으로 불러내 코멘트를 듣거나 아예 미국과 영상전화를 연결, 전문가가 보충설명에 나서도록 하는 등 일종의 「쇼」를 방불케 해 참석한 기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마치 한편의 드라마나 쇼를 연상시킨 배럿의 이날 연설은 디지털시대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총동원한 느낌.

○…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2년마다 열리게 될 텔레컴아시아의 차기 개최지를 둘러싸고 홍콩과 싱가포르가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부산이 뛰어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차기 개최를 위해 백효기 팀장을 대표로 한 부산 전시컨벤션센터 실무진이 이곳 홍콩 컨벤션센터를 직접 방문, 전시회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홍콩과 싱가포르가 바싹 긴장.

홍콩은 이번을 계기로 아예 텔레컴아시아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는 전략이며 싱가포르는 이미 네 차례에 걸쳐 전시회를 유치한 경험을 살려나간다는 복안이지만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와 정보통신 경쟁력을 앞세우고 아시안게임 등 대형 이벤트 개최 노하우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 이벤트 수준이 세계적이라고 평가받는 국내 업체들은 이번 전시회에서도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 관람객들로부터 단연 인기를 끌었다.

특히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국내 전시회에서 익숙해진 무용단의 쇼를 행사기간에 반복, 외국인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동시에 관람객 유치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모바일사업자답게 아예 샌드위치맨을 고용, 등 뒤에 북 대신 대형 액정화면을 달고 다니게 했고 여기에 자사 광고 화면을 동영상으로 방영, 전시장을 찾은 각 국 정부 관계자·통신업체 직원들의 놀라움을 사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업체 한 관계자는 『기술은 물론 이벤트 문화에서도 앞서가는 한국을 알릴 수 있었다』며 기염(?)을 토했다.

○…이와 달리 국내 11개 중소기업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부스를 꾸민 한국관은 경쟁국인 대만관에 비해 관람객이 적어 실망스런 눈치. 일부 관계자들은 그 이유가 부스 설계 잘못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대만관의 경우 우리와 같은 중소기업 공동관이지만 관람객들이 찾기 쉽고 들어오기 편리하도록 설계된 반면 한국관은 폐쇄적 성격이어서 상대적으로 방문객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는 것이다.

○…5일 오전에는 한국 정부를 대표해 변재일 정보통신부 정보화기획실장이 국내 업체 부스를 방문,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모습이 보여 이곳에서 고생하고 있는 업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변 실장은 또 이날 약 20여명의 현지 펀드매니저들을 초청, 오찬을 겸한 「투자설명회」를 갖고 경쟁 촉진, 개방 확대라는 한국 정부의 정책기조를 설명해 외국 기관들에 대한 투자를 당부하는 등 만 하루 동안의 홍콩 체류일정을 눈코 뜰 새 없이 보냈다.

5일에는 성영소 한국통신 부사장도 홍콩에 도착, 전시장을 둘러보고 직원들을 격려해 한국인 VIP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성 부사장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한국통신프리텔과 한통엠닷컴 합병을 우려하는 소리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한국통신으로서는 예정된 일정을 추진할 것이며 주가도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