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서비스 시장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가시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그동안 장비 분야와는 달리 완전히 차단되어 있던 서비스 시장의 빗장을 서서히 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차이나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중국 통신당국은 미국의 최대 통신업체 AT&T가 중국 업체와의 합작사 지분 25%를 취득하는 것을 승인했다.
지난 98년 중국 통신서비스업체에 대한 외국업체의 투자가 금지된 이래 처음으로 허용된 이번 투자로 AT&T는 중국에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첫 외국 통신사업자가 될 전망이다. AT&T는 차이나텔레콤의 상하이 지사인 상하이텔레콤, 상하이 시정부 소유의 상하이인포메이션과의 합작사인 상하이심포니텔레콤을 통해 내년 중반부터 고속통신망을 이용한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통신당국의 이번 투자 허가 조치는 미국과의 WTO가입 협상에서 자국 통신업체에 대한 외국인 지분 보유율을 최대 50%까지 늘리기로 합의한 것에 따른 것으로 가입 이후 예상되는 외국업체들의 공세에 앞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 준비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이미 자국 통신서비스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주 중국철도통신사의 통신사업 진출을 허용한 바 있다. 통신서비스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차이나텔레콤에 맞설 수 있는 중국철도통신에 사업권을 부여해 업체들간의 대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이와 함께 국영통신업체인 차이나텔레콤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대규모 기업공개(IPO)도 추진되고 있다. 최대 10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를 통해 사업자금을 유치함과 동시에 국영기업의 고질적 문제점인 안일주의와 관료주의 개선을 꾀하기 위한 것이다.
이외에도 지난 5일 우지촨 정보산업부 장관이 통신사업과 케이블사업의 결합은 불가피하다고 밝혀 중국 정부의 통신서비스 시장에 대한 개혁은 앞으로도 계속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