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캐피털<28>
호텔 안으로 들어서자 종업원이 인사를 했다. 종업원은 캔디 오를 알고 있는지 아는 체를 하려고 했으나 그녀가 인사 불성인데다 내가 부축을 하고 있어 물러섰다. 나는 그녀를 데리고 승강기 쪽으로 갔다. 그녀를 계속 부축하고 있었기 때문에 로비에서 서성거리던 사람들이 힐끗 쳐다보았다. 나는 죄를 지은 사람처럼 얼굴을 붉히면서 빨리 승강기가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승강기는 좀체 내려오지 않았다. 데스크에 앉아 있던 여자 종업원이 웃으면서 이쪽을 쳐다보았다. 나는 더욱 조바심을 냈다. 조금 전에 인사하던 남자 종업원이 다가와서 다른 쪽 승강기 버튼을 누르면서 말했다.
『그쪽은 고장입니다. 이쪽으로 올라가십시오.』
종업원이 눌러주는 승강기는 바로 열렸다. 안으로 들어가서 나는 여자에게 물었다.
『방이 몇 층입니까?』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종업원이 7층 버튼을 누르고 내렸다. 승강기 문이 닫히자 여자는 갑자기 두 팔을 들어 나의 몸을 끌어안고 키스를 하였다. 승강기 안에서 나는 그 여자와 키스를 하였다. 7층에 멈추었다. 복도로 내려서도 여자는 나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남편이라는 황 교수를 연상하면서 말했다.
『방이 몇 호실이지요?』
『707이야.』
『정신차리십시오. 이제 다 왔어요.』
나는 707호실 앞으로 그녀를 데리고 가서 말했다. 벨을 눌렀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기척이 없다.
여자는 계속 나의 몸에 기대고 있었다. 문을 열고 그녀의 남편이 나와서 그 광경을 보면 뭐라고 할 것인가 하는 생각에 나는 조바심이 났다. 그래서 여자의 몸을 떼어내었지만 그녀는 다시 내 몸에 기댔다. 두 번 떼어내다가 나중에는 내 알 바 아니라는 기분으로 그냥 두었다. 벨을 눌렀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아서 여자에게 물었다.
『황 교수 안 들어 왔나요?』
『안에 없어. 로버트 황은 미국에 갔어. 며칠 있다 와.』
이제 그녀는 반말로 말했다. 그렇지만 나는 덜 취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다른 한편 그녀의 무례한 태도를 응징한다는 기분으로 계속 존댓말을 사용했다.
『그럼 빨리 그렇게 말해야지요. 열쇠를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