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사업자 비계량 평가 「기술력에 당락」

「결론은 기술력이다.」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권 선정을 9일 앞둔 4개 사업권 예비주자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이 말은 83점이 딸린 비계량 평가에서 기술력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임을 암시한다.

비계량 평가 항목을 담당할 정부출연 연구기관 연구원, 대학교수들이 최신 기술동향에 민감한 「소장파」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기술력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심사위원들이 눈여겨볼 대목은 역시 비동기 부문에 대한 기술구현 능력을 갖췄는가 하는 점이다. 심사위원에 이동통신 전문가 집단이 상당수 포진했기 때문에 기술평가 결과에 따라 나머지 모든 평가 항목에도 일정부문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이 때문에 사업권 신청 컨소시엄 대주주인 한국통신·SK텔레콤·LG전자·하나로통신은 자사가 높은 기술력을 보유했음을 입증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SK텔레콤·한국통신이 중소벤처기업과 비동기 부문 핵심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것이나 하나로통신이 에릭슨 등과 동기식 부문에 대한 제휴를 추진한 것도 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역설적으로 보면 비동기 부문 기술력 입증이 당면 목표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말도 된다.

한국통신IMT·SK IMT의 경우 가입자 규모나 운용 경험 면에서 앞선다지만 비동기 부문에 대한 기술을 확보했는가라는 부문에서는 심사위원의 시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이점이 가장 큰 고민이다.

예비주자들이 텔레콤아시아2000에 비동기 부문 IMT2000 첨단기술을 대거 출시한 것도 바로 자사 비동기 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반면 LG전자의 입장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이미 자사의 비동기 기술력은 대내외적으로 알려졌고 이 점을 고려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LG전자가 두려워하는 부문은 바로 심사위원들이 LG에 대한 기술력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가 여부. LG전자는 비동기 부문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했지만 전문가 집단인 심사위원들이 이 점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예비주자들은 7일 오후 천안 정보통신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릴 청문심사가 기술력을 입증하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이미 한달 전부터 청문심사에 대비해 예비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기술력 입증을 위한 시뮬레이션을 마친 상태다.

예비주자들은 심사위원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청문심사에서 어떤 답변을 하는가, 어떤 인상을 심어주는가가 사업권 당락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비주자는 제출된 사업계획서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수준에서의 질문이 오고갈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특히 심사위원의 질의사항이 예비주자에 대한 기술력을 묻는 질문이 많을 것으로 예상, 이에 대한 답변 자료를 마련해뒀다.

예비주자들은 심사위원이 사업계획서 검토를 마친 상황에서 질의에 나서기 때문에 「송곳날」질문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떤 질문이 나오는가」 「어떻게 답변할 것인가」 여부가 1년여를 달려온 IMT2000사업권 레이스의 최종 당락을 결정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