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케이블사업자들이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다.
UPC·NTL 등 주요 케이블사업자들은 케이블망 구축 비용을 매출이 따라잡지 못하면서 채무가 급격히 늘어나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가입자가 800만명에 달하는 유럽 최대 케이블사업자 UPC(http://www.upccorp.com)는 최근 35억달러의 채무를 체납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아 주가가 순식간에 24%나 폭락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들어서만 85% 가까이 떨어졌다.
유럽 2위 케이블사업자인 영국의 NTL(http://www.ntl.co.uk)도 채무액이 회사의 시가총액보다 많은 175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2005년에는 236억달러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하고 있는 영국의 텔레웨스트(http://www.telewest.co.uk)는 57억달러의 채무가 2003년에는 73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부분의 업체들이 빚더미에 올라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가입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형 케이블사업자들마저도 어려움에 빠진 것은 손익분기점에 접어들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심리에서 무조건 외부에 손을 벌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외부자금 조달을 통해 회사를 유지해왔지만 투자 회수가 예상보다 더디게 이루어지면서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형국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