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자상거래 관련 산업이 도약기를 맞고 있는 아태지역에서도 PC와 휴대폰 등으로 인터넷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화된 일본과 한국 등 선발주자들과 아직 인터넷을 위한 기반시설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는 중국, 인도 등 후발주자간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파이낸셜타임스(http://www.ft.com)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은행인 레흐만브러더스(http://www.lehman.com)에 이어 아마존의 자회사로 최근 인터넷 시장조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알렉사(http://www.alexa.com)도 최근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레흐만이 발간한 「아태지역 인터넷 산업동향(Asian Internet Forecasts:Wiring for Growth)」은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포르, 인도 등 아태지역 10여개 주요 국가들의 전자상거래 발전 가능성을 다양한 시각으로 비교·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약 60%가 밀집해 있는 아태지역 국가들의 인
터넷인구는 현재 약 7300여만명으로 추산돼 아직 유럽연합(EU)과 미국에 비해 뒤지지만 오는 2005년에는 그 수가 3배 이상 증가한 2억3000여만명을 상회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이들이 인터넷쇼핑몰에서 각종 제품구입을 위해 소비하는 비용도 같은 기간 고속성장을 계속해 오는 2005년 아태지역 B2C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총 5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인터넷을 통해 기업간에 필요한 제품을 사고 파는 B2B 시장규모는 무려 1조2000억달러까지 증가하는데 이는 올해 우리나라 수출액(약 1770억달러)보다 7배 정도 많은 수치다.
이처럼 아태지역 전자상거래 산업이 앞으로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그 혜택은 일본과 한국 등 소수 국가에 그칠 전망이다.
우선 일본은 오는 2005년 54억달러 규모로 성장하는 아태지역 온라인 광고시장의 약 70%를 독차지하는 외에도 기업간 거래 등 전자상거래 거의 전 분야에서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레흐만브러더스는 분석했다.
한국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B2C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이를 바탕으로 B2B 분야에서도 선전할 것으로 지적됐다. 알렉사는 특히 한국의 아이러브스쿨(http://www.iloveschool.co.kr)이 자사가 최근 집계한 「아태지역 10대 웹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다음, 야후, 라이코스 등 6개 한국 웹사이트가 10대 웹사이트를 휩쓸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홍콩과 싱가포르 등은 각각 탄탄한 오프라인 무역환경을 바탕으로 B2B 분야
에서 특히 두각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13억 인구를 가지고 있는 중국과 역시 10억 인구를 가지고 있는 인도 등은 2005년까지 전자상거래 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직 전화 등 기본적인 통신환경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고속 인터넷 접속을 전제로 하는 전자상거래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의 통신환경도 이들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지적하며 『전자상거래로 인한 아태지역 국가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끝을 맺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