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에 PC산업을 주력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한 것은 급성장하는 포스트PC시대에 대비하는 한편 데스크톱 위주의 PC산업 체질변화와 부품산업 육성 등 「일석삼조」를 노린 전략으로 평가된다.
우리 PC산업은 지난 97년 IMF사태 이후 순조로운 성장을 해오면서 지난해 수출 470만대, 내수판매 350만대를 기록하는 등 순탄한 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PC산업을 그대로 둔다면 국제경쟁력의 미비로 조만간 「성장의 한계」를 맞게 되리라는 게 산업자원부의 분석이다.
이번에 산자부가 PC산업 육성과 관련, 포스트PC 기술육성 및 기존의 PC육성 전략을 동시에 추진키로 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다.
더욱이 세계 PC시장은 전자상거래(EC)라는 대명사로 규정지워지는 인터넷 산업의 확산으로 급변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PC·휴대형 PC 등 이른바 포스트PC의 환경에서 기존 PC기술 및 전략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 PC산업 육성 대책의 배경=이번 PC산업 육성 대책의 배경에는 세계 PC산업의 지속적 성장에 안이하게 대응해서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숨어있다.
지금 대책을 마련해 PC산업을 육성시키지 않는다면 우리와 세계 1위의 PC 및 PC부품 생산기지인 대만 PC산업간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대만은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2880여만대를 수출해 세계 시장에서 24%를 점유, 4%에 불과한 우리의 수출규모를 5배나 앞질렀다.
세계 정보기술(IT)산업이 인터넷과 연계, 휴대형·저가형 PC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급진전하면서 우리 PC산업의 상황도 긴박해졌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에 그동안 삼보컴퓨터와 삼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줄기차게 수출드라이브 노력에 정책적 지원방침을 내놓음으로써 경쟁국에 대한 적극 공세와 함께 국내기업의 전열 재정비에 나선 셈이다.
산자부는 이를 위해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우리와 대만간 PC산업실태를 조사, 장·단점을 분석해 이번 대책을 내놓았다.
◇ 육성 방향과 지원책=산자부의 PC산업 수출전략화 방안은 무엇보다도 포스트PC 시대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전세계 PC산업이 기존의 데스크톱PC는 물론 인터넷PC, 휴대형 PC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하는 데 따른 것이다.
산자부의 지원책은 △네트워크통합PC(NiPC)·웹서버·차세대 PC 등 포스트 PC기술 개발 지원 △수입의존도 높은 PC부품에 대한 대대적 공용화·표준화 △PC부품단지 조성 △PC산업지원 전담조직 추진 △e비즈니스에 대비하기 위한 PC산업의 CALS/EC사업 추진 및 글로벌 네트워크 추진 △중소벤처기업의 지원을 위한 정보·자금 지원 △폐PC제품의 재활용 촉진 등이 꼽힌다.
산자부는 특히 PC산업의 활성화와 관련한 부품산업의 역할을 중시하고 가격대비 물류비 비중이 높거나 부피가 큰 부품업체를 단지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관련 PC세트 및 부품업체의 의견 수렴후 해당 지자체 등과 협의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와함께 눈에 띄는 PC산업활성화 대책중 하나는 향후 PC수출 활성화를 위해 업계 공동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종합지원 기구를 두기로 한 점이다.
◇ 2005년 PC산업의 청사진=산자부는 내년 상반기중 시행될 전자부품소재발전특별법, 그리고 내년 상반기중 4개의 전자분야 투자조합 설립 등 다양한 지원책을 PC수출 활성화와 연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16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던 PC산업 수출 규모를 오는 2005년까지 150억달러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산자부는 오는 2005년까지 반도체 수출 420억달러, LCD 수출 160억달러, PC산업은 150억달러 등 명실공히 3대 전자 수출 핵심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