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업체가 점유율 10%를 돌파함에 따라 세계 TFT LCD 생산구조는 한국·일본·대만 등 3국 체제로 정립하게 됐다.
대만산 제품의 점유율 상승은 예견됐던 것이기는 하나 성장속도가 예상밖으로 빠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대만업체의 생산 점유율은 5.2%에 불과했으나 2분기 9.9%, 3분기 12.2%, 4분기 13.8%(추정치)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수익성에 대한 논란은 있으나 대만업체들은 시장에 본격 참여한 지 1년여 만에 이같은 성과를 거둬 한국과 일본업체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이같은 업계의 위기감은 산업자원부가 12일 발표한 「세계 디스플레이산업동향 분석」 보고서에서도 감지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업체들은 3년 이내 한국 추월을 목표로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TFT LCD 부문에 최근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만산 TFT LCD는 올해 5개사, 450만개에서 2002년 7개사, 1900만개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2002년께 한국산 제품의 생산량은 2000만개로 불과 100만개 차이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업체들은 관련 장비에 대한 무관세 등 각종 세제혜택과 한국업체를 견제하려는 미쓰비시, 도시바 등 일본업체들의 기술 지원도 받아 생산라인을 대폭 늘리고 있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LCD 장비에 대한 수입 관세를 내년부터 면제하거나 경감하고 관련 업계에 대한 수출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등 긴급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업계도 대만업체들이 아직 미치지 못하는 모니터용 및 응용기기용 제품 시장을 집중 개척해 시장을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다음은 디스플레이서치가 발표한 2000년 TFT LCD 생산 전망을 간추린 것이다.
◇ 부문별 =전체 생산량 가운데 노트PC용 제품의 생산량은 총 2247만대로 71%를 차지해 여전히 주력 TFT LCD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니터용 제품은 750만대(23.7%)였으며 기타 응용기기용 제품은 167만대(5.3%)로 잠정 집계됐다.
그렇지만 노트PC용 제품의 성장률이 날로 둔화되는 반면 모니터용 제품과 응용기기용 제품의 성장률은 급상승하고 있어 앞으로 주력 제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 업체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노트PC용과 모니터용 제품시장을 장악하면서 전체 TFT LCD시장 1, 2위를 고수했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1위인 노트PC용 시장에 이어 모니터용 시장에서 NEC와 샤프를 제치고 2위로 도약하면서 전체 시장점유율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대만업체들의 생산 증가로 노트PC용 시장의 점유율은 떨어졌으나 모니터용의 경우 17인치를 중심으로 시장을 집중 공략해 점유율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LG필립스LCD는 모니터용 시장 1위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고수했으며 현대전자는 지난해 점유율 0.8%에서 올해 2.5%로 높였다.
이들 3사의 점유율은 모두 37%로 지난해에 비해 0.5% 정도 신장함으로써 대만업체의 점유율 상승이 일본업체에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업체의 점유율을 보면 히타치, 샤프가 지난해에 이어 3, 4위를 지킨 가운데 도시바가 NEC를 제치고 5위에 오른 게 큰 특징이다.
대만업체에서는 에이서가 중화영관(CPT)을 제치고 대만 선두업체로 도약했으며 CPT, 치메이, 유니팩, 한스타 등도 고른 성장을 보였다.
◇ 부문별 업계 경쟁구도 =노트PC용에서는 삼성이 2위권과 2배 가까운 격차를 보이며 독주하는 가운데 2위를 놓고 LG필립스(13.8%)와 히타치(12.4%)가 경합하고 있다. 도시바(8.1%)와 샤프(6.3%)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모니터용에서는 LG필립스가 19.1%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킨 가운데 삼성전자가 11.8%로 추격에 나섰다. 3위권에는 NEC(8.9%), ADI(8%), 후지쯔(7.8%)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