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PC산업을 반도체·액정디스플레이(LCD)와 함께 3대 수출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키로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지난 97년 IMF사태 이후 국내 기업들의 수출확대 노력에 힘입어 우리의 PC산업은 수출증가세를 기록해 왔지만 세계 PC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에 비하면 규모가 6분의 1 수준에 불과한데다 최근 인터넷과 연계한 제품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이런 추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PC수출이 한계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상반기 중 전자분야 투자조합 설립과 부품산업 육성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지난해 16억8000만달러였던 PC산업 수출규모를 오는 2005년 150억달러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인터넷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다 전자상거래가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생활유형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정부가 PC산업을 수출전략산업으로 적극 육성해 나가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PC수출은 전체 전자산업 수출액의 3.5%를 차지했고 생산대비 수출도 70% 이상을 기록해 매출을 늘려왔지만 우리의 PC산업은 고부가가치 제품생산 비중 취약과 부품국산화율 저조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세계시장에서 더 이상 수출확대를 이룩하는 것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우리가 나름대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을 때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세계 PC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대만과의 격차를 줄이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대만은 지난해 세계시장에 2880만대의 제품을 수출해 시장점유율 24%를 기록, 우리의 시장점유율 4%와는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IT산업은 인터넷과 연계한 휴대형 또는 저가형 PC를 선호해 차츰 제품생산 형태가 데스크톱·인터넷PC·휴대형 PC 등으로 바뀌는 추세지만 우리는 아직도 고부가제품 생산비중이 낮다.
우리가 앞으로 추진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부품 국산화율을 높이고 운용체계나 시스템설계기술 등 요소기술력을 키우는 일이다. 지금 우리는 상품화기술이나 제조기술은 외국에 뒤지지 않지만 저장장치기술이나 프린터·주기판 등의 기술은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어 이 분야의 기술력 향상이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 되고 있다.
또한 차츰 수요가 늘고 있는 노트북의 생산비중을 현재의 27%에서 획기적으로 높이고 자사브랜드 수출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추진할 방침인 부품업체 단지화는 부품 국산화율을 높이고 물류비 비중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서둘러야 할 일이다. 이밖에 관련업체의 애로점을 수렴해 해결하기 위한 업계 공동의 종합지원기구 설립도 필요하다고 본다.
가뜩이나 수출이 감소해 국가경제가 어려운 지금 정부와 관련업체들이 지혜를 모아 PC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PC산업이 수출시장의 효자노릇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