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국설교환기(TDX), 90년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시스템 및 비동기전송모드(ATM)교환기에 이은 정부의 또 다른 대형 개발 프로젝트인 광인터넷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시동이 걸렸다.
광인터넷 기술은 통신망의 근간이 되는 핵심기술로 특히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3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 등 광대역 통신기술이 속속 도입됨에 따라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광인터넷 세계 시장은 내년 260억달러에서 5년후인 2006년에는 2700억달러 규모로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차세대 인터넷 프로젝트(NGI), 캐나다는 CA*net3 프로젝트 등 선진국에서도 범국가적인 기술 개발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노텔네트웍스, 루슨트테크놀로지스, 알카텔, 에릭슨 등 대형 통신장비업체들이 매년 수천억달러의 개발비를 투입,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시장 진입이 그다지 녹녹하지만은 않다.
◇ 정부 계획 = 이번 정부의 광인터넷 개발 계획은 중장기 프로젝트와 단기 프로젝트로 나눠져 있다.
중장기 프로젝트로는 테라비트 라우터, 테라급 고밀도파장분할다중화장비(DWDM), 광회선 분배시스템(OXC)을 상용하는 것이 2004년으로 잡혀있으며 광패킷 라우터는 2006년이 상용화 목표다.
단기 프로젝트로는 광 가입자망 장비의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2001년 비동기전송모드 수동광네트워크(ATM-PON), 2002년 광인터넷 액세스시스템 상용화가 추진된다.
이와 함께 제품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광원모듈, 광검출기, 광필터, 광스위치 등 핵심부품과 패키징 기술 및 부품 신뢰성 검증기술도 병행해 개발키로 했다.
정보통신부는 이달 사업공고를 통해 내년 1월 연구기관을 선정하고 내년 2월부터는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정부는 광인터넷 계획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산업체, 대학, 연구소로 구성된 「광인터넷 기술개발 협의회」를 곧 발족하고 「광인터넷 표준포럼」을 민간주도로 결성해 범국가적인 차원의 표준화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 향후 과제 = 광인터넷 기술분야는 국내 산업계가 기반기술을 구비하고 있으나 상용화, 신뢰성 측면에서 선진업체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광인터넷 기술 개발 프로젝트가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산업계, 학계, 연구소, 통신사업자들의 전폭적인 참여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난관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TDX나 ATM교환기 개발과 달리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우선 세계무역기구(WTO)체제 하에서는 예전처럼 정부가 나서서 수입제한과 같은 국내 산업체 보호정책을 펼 수도 없을 뿐더러 최소 수백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광인터넷 장비 상용화 특성상 내수시장으로는 개발비 회수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진행돼야 할 부분은 핵심소자 국산화다. 핵심소자를 전량 수입하는 현재 구조로는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국내 산업체들도 이번 기회에 광인터넷 산업에 대한 분명한 청사진을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부안이 산업계, 학계, 연구소 등의 논의를 통해 발표된 만큼 IMF 이후 중단되다시피 한 광인터넷 장비 산업에 대한 국내 산업체의 분명한 육성의지가 요구된다.
통신 사업자의 국산 장비에 대한 배려도 요구된다. 광인터넷 장비가 수출전략 제품으로 육성되기 위해서는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국산 장비 채택이 기본 조건이기 때문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