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넷과 디지탈임팩트 통합 배경과 전망

티비넷커뮤티케이션즈와 디지탈임팩트의 통합이 영상·콘텐츠 업계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번 통합은 디지탈임팩트가 최대 주주인 정현준씨의 한국디지탈라인이 부도를 내면서 경영이 불안해지자 회사를 안정화 시켜줄 수 있는 대주주를 찾던 과정에서 영상, 콘텐츠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해 온 티비넷과 전격 통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통합을 통해 각각 추진해 왔던 인터넷, 비디오, 콘텐츠 사업을 효과적으로 재조정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통합으로 디지탈임팩트는 안정적인 대주주를 확보하게 됨으로써 대내외적인 불안감을 종식시킬 수 있게 됐다. 또 티비넷은 그동안 추진해왔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통합은 겉으로는 디지탈임팩트와 티비넷이 상호 주식교환을 통해 한 회사로 통합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티비넷이 디지탈임팩트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티비넷과 디지탈임팩트는 이번 합병으로 매출액 1000억원의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부상하게 됐다.

티비넷은 이번 통합을 통해 오프라인과 온라인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다량 확보하게 됨에 따라 신규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통합법인은 「Paper-Per-View」 시장 진입을 위한 세트톱박스 무료보급사업과 엔터테인먼트 직영복합매장 운영, 프랜차이즈 사업 등을 적극 추진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티비넷은 이를 위해 홍콩으로부터 2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비넷은 최근 프로테이프 전문업체인 엠브이넷(구 세음미디어)을 인수한 데 이어 디지탈임팩트마저 인수함에 따라 비디오와 방송, 인터넷 콘텐츠 등을 모두 아우르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그룹으로 거듭나게 됐다. 또 엠브이넷과 디지탈임팩트의 프로테이프 판매량을 합칠 경우 시장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상업계에서는 이번 티비넷의 디지탈임팩트 인수를 놓고 기대 반 우려 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티비넷이 기존에 인수한 엠브이넷과 디지탈임팩트가 갖고 있는 프로테이프 유통조직을 하나로 통합할 경우다. 이 경우 프로테이프업계에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통합법인은 상대적으로 인력절감 등의 효과로 수익률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크게 강화되고 유통구조 개선에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당장 유통조직의 흡수통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영업사원들의 반발과 판매라인을 재구축해야 하는 등 선결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시간을 갖고 정리할 것으로 보여 내년 상반기께나 돼야 가시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두 개 회사의 영업조직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에는 합병에 따른 특별한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티비넷이 향후 두 개의 비디오 유통 조직을 어떻게 꾸려나갈지에 프로테이프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유통 이해균 팀장은 『그동안 프로테이프 시장은 대기업들의 잇단 진출로 인해 과당경쟁을 벌여 왔으며 낙후한 유통구조로 인해 경영실적이 매우 열악한 상태』라면서 『티비넷이 현재 정확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전개할 것인가는 알 수 없지만 프로테이프업계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바람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티비넷커뮤니케이션즈는 원클릭 ISP사업, DVD 및 인터넷영화사업, 방송 프로덕션사업, 온오프라인 출판사업, 프로테이프 배급·유통사업, 노래방 뮤직비디오사업, 방송조사 사업 등을 전개해 왔으며 지난 92년부터 연평균 150%의 성장률을 기록, 화제의 기업으로 꼽혀 왔다.

또 디지탈임팩트는 온라인게임, 인터넷 솔루션, 홈비디오 유통 등의 사업을 벌여온 회사로 비디오메이저인 콜럼비아트라이스타와 드림윅스, 영성프로덕션 등과 프로테이프 수급계약을 맺고 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