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T업계도 부시 당선에 울고 웃었다

미국 제43대 대통령에 조지. W. 부시가 앨 고어를 물리치고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그동안 부시와 고어를 놓고 「줄서기」를 시도했던 미국 정보기술(IT) 인물들도 부시와 고어만큼 희비가 엇갈렸다.

부시 당선을 가장 반기는 인물은 마이크로소프(MS) 회장인 빌 게이츠다.

정부와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벌이고 있는 MS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그는 대선 레이스 동안 특정 후보에 대한 공식적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부시 당선자가 그간 MS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 대해 『정부의 개입에 의한 시장 규제는 옳지 않다』며 MS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인텔의 최고경영자(CEO) 크레이그 배럿, 시스코시스템스의 CEO 존 체임버스, 델 컴퓨터의 CEO 마이클 델, 그리고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CEO 스콧 맥닐리 등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부시 맨」을 자처해 승자의 기쁨을 함께 누리게 됐다.

이들 외에도 텍사스인스트루먼츠의 CEO 톰 엔지보스, 인텔의 창업자이자 에머리터스 회장 고든 무어, 오라클의 전 사장인 레이 레인 등도 각각 인간적인 매력과 친화력이 뛰어난 부시 당선자에게 매료돼 그를 지지해왔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인터넷의 아버지인 킨톤 서프를 비롯해 넷스케이프커뮤니케이션스의 창립자 마크 아더슨, 애플컴퓨터의 CEO 스티브 잡스, 노벨의 CEO 에릭 슈미트, 핸드스프링의 여성 CEO 도나 듀빈스키, 퀄컴의 회장 어윈 제이콥스 등은 고어에게 줄을 서 패자의 쓴맛을 보게 됐다.

한편 미국 IT업체들이 이번 대선과 의회선거에 기부한 돈은 총 2400만달러에 달한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