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국가대계가 걸린 e비즈니스분야의 인력수급에 지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더욱이 올해 33만여명이 부족한 e비즈니스 관련인력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21세기 국가명운을 위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다.
특히 경기침체와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다른 분야에서는 실업대란까지 우려되는 실정에서 특정분야에서 이같은 심각한 인력부족 현상이 일고 있는 것은 정부차원의 특단대책이 요구되는 측면이 아닐 수 없다.
◇ 인력수급차질의 원인=e비즈니스 인력수급에 극심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공급과 수요라는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산업계의 수요변화에 교육계가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국내 교육시스템과 시장이 유연하지 못하고 상당히 경직돼 있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인터넷과 e비즈니스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발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인력수급 차질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는 하다. 하지만 공급부족이 해가 갈수록 확대된다는 사실은 국내 교육제도와 교육시스템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전문대학과 종합대 및 대학원 등 정규교육기관들은 아직까지 e비즈니스에 필요한 기술자, 즉 엔지니어의 양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닷컴산업이 붐을 이룰 때 엔지니어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이나 닷컴산업이 침체에 빠진 지금도 몸값이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는 것은 이 기술인력의 공급마저도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는 반증이다. 더욱이 e비즈니스의 확산으로 기술인력의 수요가 닷컴산업에서 전산업계로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술인력의 부족은 정규교육기관들이 수요 예측없이 교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각 대학원의 최고경영자 과정이나 일반 사설학원 등 비정규교육기관에서는 현재
컨설팅이나 경영 업무능력과 관련된 분야의 교육에만 치중하고 있으며 그나마 수적으로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e비즈니스 인력은 기술뿐만 아니라 업무능력, 풍부한 경험 등 3박자를 고루 갖춰야 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기존의 교육시스템은 제대로 된 e비즈니스 인력을 양성해낼 만한 곳이 전무한 실정이다.
◇ 대책=해당 기업들이 일반교육기관을 통해 기존 인력을 재교육하는 것이 급선무다. 정규교육기관을 통한 인력조달이 제대로 이루어지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현재 업무를 맡고 있는 인력들을 재교육함으로써 해당 업무에서 e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어차피 정규교육기관에서 뽑은 인력은 실무경험을 쌓아야하는 수순도 필요한 실정이다.
재교육을 통해 기존 인력들을 업무경험이 있고 e비즈니스에 대한 기초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한 핵심인력과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으로 배출해내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주로 단기과정의 일반교육기관을 통해서는 당분간 기반인력을 단시일내에 배출해내는 것도 중요하다. 정규교육과정을 마친 이들을 대상으로 실무경험은 없지만 기초적인 e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는 기본지식을 구비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규교육기관은 e비즈니스 등 관련학과의 신증설을 통해 기반인력을 배출, 일반교육기관을 거치지 않고 일반기업체의 e비즈니스 업무에 바로 종사할 수 있도록 편제를 개편해야 한다.
그리고 대학원에서는 컨설턴트, 업무관리자, 경영자 등 고급 핵심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e비즈니스 싱크탱크의 산실로 거듭나야 한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