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식 이동통신 장비산업, 어디로 가나

『한국은 동기식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 강국이라는 인식이 「한국 =비동기 국가」로 변하게 됐다. 이렇게 되면 동기식 통신장비 수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삼성전자 고위 관계자)

국내 2세대 이동통신 1, 2위 사업자인 SK와 한국통신이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장비산업의 나침반이 비동기식을 지향할 전망이다. 따라서 장비제조업체들이 비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 장비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본지 12월 18일자 12면 참조>

그렇다면 동기식 시스템 및 단말기 산업은 이동통신 세대 전환(2G →3G)과 함께 사라질 것인가.

◇ 2.5세대 이동전화(IS95C)에 대한 기대=한국퀄컴의 김성우 사장은 『이미 한국에서 IMT2000 초기단계(IS95C) 서비스가 시작됐다』고 강조하면서 『최소 2년간 기술진입이 늦어질 비동기식 서비스와 경쟁체제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즉 한국에서 동기, 비동기 3G 서비스가 공존하며 경쟁할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김 사장은 CDMA 원천기술 보유사인 미국 퀄컴의 대변인이라는 점에서 다소 「퀄컴적인 시각」이 엿보인다. 하지만 그의 예측을 「아니올시다」로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현대전자의 박항구 부사장도 『기존 동기식 장비는 IS95C서비스에 활용될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 비동기식 시스템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으며 유럽도 3세대로 이제 막 진입하는 단계』라며 동기식의 기술개발 및 시장 진척도가 빠른 점을 강조했다.

정보통신부도 동기식 사업자 육성에 대한 계획을 유지하고 있어 장비업체들에 일말의 희망이 되고 있다.

◇ 동기식 채택국가 확산 추세=아직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가 없지만 내년 1·4분기 중으로 차이나유니콤이 관련장비 공개입찰을 통해 연간 1000만 가입자 규모의 동기식 CDMA 이동통신 사업자로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모토로라, 노텔네트웍스 등의 장비 수주전도 치열하다.

일본 KDDI도 향후 4년간 9000개의 cdma2000 1x(IS95C) 기지국을 포설할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도 기존 아날로그 주파수인 800㎒대역을 cdma2000 1x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중화전신(대만)과 텔레콤말레이시아도 2∼3년내에 각각 200만, 150만 가입자 유치를 목표로 cdma2000 1x 장비입찰을 서두르고 있으며 호주 허치슨의 CDMA 장비증설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전망 =동기식 장비산업에 대한 희망적인 예측들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시장전망은 흐린 편이다. 국내에서 IS95C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CDMA시장이 확산되고는 있지만 비동기시장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 사업자들도 IS95C서비스의 시장가치 및 성장전망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IS95C가 2G에서 3G로 변하는 과정에서 틈새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지언정 「동기 대 비동기 경쟁구도」로 발전할 것으로 확신하지 못한다. 한마디로 IS95C의 내수기반이 열악하다.

따라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 등 동기식 통신장비 강자들이 향후 시장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