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으로 본격적인 다매체·다채널 방송 세대를 열어갈 위성방송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위성방송의 개념은 간단하다. 위성방송 사업자가 영상과 데이터방송을 우주 상공 3만6000㎞ 정지 궤도상에 위치한 위성체를 통해 위성 수신기를 설치한 각 가정 또는 가입자에게 전송,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위성방송 서비스를 받으려는 가입자는 접시 안테나와 케이블TV의 컨버터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세트톱박스를 설치해 직접 시청할 수 있다. 또 각 지역의 케이블TV방송사업자(SO)가 위성방송을 수신해 기존 케이블망을 통해 가입자에게 전송해주는 SCN(Space Cable Network)방식으로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지상파TV와 케이블TV가 각각 난시청과 막대한 전송망 설치비로 일부 지역에는 서비스가 불가능한 반면 위성방송은 수신설비만 갖추면 산간벽지와 도서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100개 이상의 다양한 채널을 볼 수 있다
는 점이 지상파나 케이블이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다.
특히 위성방송은 여러개의 채널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가입자가 원하는 것만 볼 수 있도록 하는 채널 패키징 방식과 최신 영화·스포츠 중계·이벤트 등 특정 프로그램에 대해서만 본 만큼의 시청료를 지불하는 PPV(Pay Per View)방식 등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위성방송이 시작되면 영상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성방송 서비스로 국내 영상 제작물에 대한 수요가 확대돼 향후 10년간 최대 3조원을 육박하는 생산 유발 효과와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이른바 비트산업이 급성장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콘텐츠 산업·데이터 방송·전자상거래·인터넷 방송 등이 활성화 되는가 하면 규모는 작지만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프로덕션이 급증하는 등 기존 지상파의 독점체제에서 탈피해 중소 영상 벤처들이 활성화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위성방송은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화를 포함해 2010년까지 3800억달러 규모의 디지털TV 수상기 수요를 창출하고 방송장비 시장을 고려하면 1조달러에 달하는 관련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그동안 주로 수출에만 의존해 수익성이 취약해진 수신기 업체들의 재도약의 발판 마련에도 한몫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 케이블TV를 기준으로 산출했을 때 위성 30개 채널을 운영하려면 약 4000명 가량의 전문인력이 필요하며 100여개 채널을 모두 감안하면 1만명 이상의 직접 고용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문화 정체성 확립 차원에서도 무분별한 외국 위성 채널의 난립을 막는 필터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저질문화의 유입으로 인한 사회·문화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위성방송 사업의 기대효과는 지난 94년부터 디지털 위성방송을 시행해온 해외 위성방송 사업자들의 사례에서도 이미 입증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위성방송사로 평가받는 곳은 90년 머독 산하의 뉴스코퍼레이션에 의해 설립된 영국의 비스카이비(BSkyB)다.
BSkyB는 지상파 방송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적극 편성하고 박리다매식 광고 수주 정책 실시·케이블TV보다 저렴한 요금정책 등을 채택함으로써 97년에 이미 영국내에서만 560만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94년 미국내에서 최초로 디지털 위성방송을 시작한 디렉TV 또한 175개의 다채널 공급으로 시청자가 선택할 수 있는 패키징 상품을 다양화하고 체계적인 가입자 관리체계 개발 등으로 사업 개시 이래 매년 30%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위성방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와 다양한 프로그램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이번에 선정된 국내 위성방송 사업자가 해외위성방송의 사례에 버금가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이제부터 지켜볼 일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