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성방송사업에 거는 기대

한국통신과 방송3사가 주도하는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컨소시엄이 내년 10월부터 상용화될 예정인 위성방송사업자로 선정됐다.

위성방송사업은 닷새 전 사업자가 선정된 IMT2000사업과 함께 21세기 한국 정보통신산업의 위상 및 기술적 성과를 총체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아닐 수 없다. 위성방송사업은 또한 우리나라의 언론시스템과 영상산업을 통째로 변화시킬 수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바로 이러한 특성 때문에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작업은 그 과정 하나하나에서부터 안팎으로 큰 관심을 모아왔다. 이를 주관하는 방송위원회와 컨소시엄에 참여한 수백여개의 기업 그리고 방송3사를 포함해 수십여개에 이

르는 언론사들 역시 적지 않은 부담을 느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일단 지난 5월부터 본격화된 위성방송사업자 선정과정이 큰탈 없이 진행된 것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울러 이번에 어려운 관문을 뚫고 사업자로 선정된 KDB컨소시엄 160여개 참여 기업들에는 축하의 박수를, 아깝게 고배를 든 한국위성방송(KSB)컨소시엄 참여 기업에는 격려의 악수를 청하고자 한다. 물론 안팎의 관심과 주문이 쇄도하는 곳은 역시 KDB컨소시엄과 방송위원회일 것이다.

신규 사업자 선정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표현이긴 하지만 KDB컨소시엄과 방송위원회의 임무와 역할은 오히려 더욱 막중해졌다. 우선 모든 과정을 이끌어온 방송위원회는 위성방송의 규제기준과 프로그램 공급업의 육성 등 관련 법제 및 지원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일 터다. 이 과정에서 방송위원회는 그간 이 사업과 관련해 각계에서 제기한 문제점부터 파악하고 동시에 사업자의 사업계획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병행함으로써 위성방송의 조기정착과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줄로 안다.

KDB컨소시엄 역시 추진주체가 한국통신과 같은 공기업, KBS·MBC 등 공영방송 그리고 유수의 통신사 및 일간신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여기에는 1차적으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시청자 중심의 방송의 실현 및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 구현의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또는 영상산업의 획기적인 진흥과 함께 멀티미디어시대의 선도를 통한 국가경제의 활성화라는 책무도 포함돼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 위성방송사업자 선정과정에서는 IMT2000사업자 선정과정에서도 나타났던 문제점들이 재현됐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사업허가를 신청했다가 탈락한 기업들이 관련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등의 극렬한 표현을 사용하며 심사결과에 불복하는 관행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기업들이 관련 사업권 획득 여부가 자사의 사활에 직결된다는 식으로 확대해석한 나머지 준비과정에서부터 「모 아니면 도」식의 사고로 일관해 왔기 때문이로 보여진다.

이번에 탈락한 기업들은 극단적인 판단보다는 KDB컨소시엄과의 직간접적인 협력관계 모색을 통해 자신들의 기업적 역량을 발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위성방송사업이 던져주고 있는 더 큰 의미의 국가적 기여는 바로 이같은 지혜의 모음을 통해 좀더 쉽고 빠르게 달성될 수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