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발언대> 저질방송언어 정화시급

며칠전 국립국어연구원이 「방송언어 오용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방영된 프로그램에서 1733건의 국어 오남용 사례가 지적되었다고 한다.

평소에 오락방송 진행자들과 출연자의 언어 사용에 걱정스러움을 가지고 있던 나는 너무나 심각한 이 문제를 모두가 알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송은 사회의 가치관을 반영하고 그 영향력이 막대하므로 방송에서 엄격히 지켜야 할 언어 기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우리 모두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비속어 및 외래어 침범을 힘들여 방어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얼마나 쇼크스러우셨어요』 『해피하니까』 등 국적불명의 언어 남발, 『쫙 빠졌어』 『무데뽀』 등 비속어와 반말 사용은 이제 거의 매일 방송을 타고 있다고 봐도 된다. 가뜩이나 사이버 공간에서의 잘못된 언어 사용으로 청소년들의 바른 언어 교육 문제가 심각한 요즘 공중파방송까지 이 지경이니 난감해진다. 더구나 요즘은 언어의 뉘앙스도 변해 기성세대인 내가 듣기에는 소름끼치는 「엽기적」이라는 말도 「기묘하다」 정도로 아무렇지 않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방송사들은 매년 초마다 「표준국어를 사용하고 시청자 중심의 경어 사용 원칙을 지키겠다」고 하면서도 각종 프로그램은 함량 미달의 사회자들이 출연자와 더불어 가벼운 농담으로 언어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가끔은 반말 비슷하게 내뱉어 기분이 나쁘기도 하고 저런 신변잡기나 떠들려고 아까운 방송전파를 낭비하나 한심스럽기도 하다. 방송은 오락과 교양 두마리의 토끼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본다. 시청률에 급급하여 제대로 언어훈련도 안된 연예인들이 대부분의 오락프로 사회자로 등장하는 것보다는 전문 방송교육을 받은 사회자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방송은 오락을 추구하면서도 나름대로 공중파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언어 오남용 걱정을 하면서도 이 문제가 쉽게 근절되지 않는 것은 언어란 사회성이 있어서 한번 유행하기 시작하면 쉽게 고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방송사들과 제작자들은 언어문제를 심각히 고민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하고, 심의를 강화해서라도 방송언어의 오염은 더 늦기 전에 막아야 한다.

신진우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면 용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