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시장 점유율 1, 2위 사업자가 비동기 IMT2000사업권을 따냄으로써 사실상 기술표준이 비동기로 기운 가운데 국내 장비업계 보호를 위해 전면 상용화 시기를 일정기간 연기하자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쟁력을 갖춘 비동기 IMT2000시스템 국산화를 위해 오는 2002년 5월 월드컵 기간 중 상용서비스 돌입이라는 기존 일정을 다소 늦추자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특히 조기서비스를 통해 국내장비의 경쟁력을 확보, 수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정책목표였고 그 대상은 동기식이었지만 이번 사업자 선정결과는 이와 다르게 나타난 만큼 적어도 안방을 외국에 내주지 않도록 일정을 재조정하자는 것이다.
통신업계는 현재 시스템 개발추세를 감안, 서비스 개발일정을 지나치게 앞당길 경우 제품의 신뢰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안으로는 2002년 5월까지 서울 일부지역에서 시범서비스망을 구축하고 상용서비스 일정은 신뢰성있는 국산제품이 양산되는 시점까지 다소 늦추는 방안이 제시된다.
이같은 방안은 이미 기술표준방식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던 지난 여름 통신업계를 뜨겁게 달군 바 있다. 이 방안은 국내 통신장비, 단말기 제조업체에 통신서비스에서 중요한 제품의 안정성·신뢰성을 획득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종전의 서비스 연기론이 통신서비스사업자와 통신장비제조업체의 이해기반을 대변했다면, 이번의 논쟁은 국내 정보통신분야 산업발전을 고려하자는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제품개발 일정에 쫓기다 보면 자칫 비동기IMT2000시스템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져 국내 비동기시장을 외국 장비업체에 내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도 내포돼 있다.
제품개발을 서두르다 보면 외국업체의 특허를 무차별하게 도입하거나 특허를 피해갈 수 있는 방어기술개발이 어려워져 기술료 지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기관의 입장도 가세하고 있다.
정부정책에 명시된 시범서비스 시점은 맞추되, 상용서비스는 국산화율을 높인 이후에 추진해도 늦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견해가 바로 그것이다.
장비제조업체는 동기식과 유사한 기술수준을 확보해야만 비동기식 IMT2000장비, 단말기, 핵심망을 개발중인 국내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LG전자의 입장은 다른 통신장비제조업체와 다소 다르다. LG전자는 비동기부문에 대한 상용화 일정은 이미 IMT2000사업추진 당시 밝혔듯이 2002년 5월까지 충분히 국산장비 납품이 가능하다는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비동기시장의 선진입을 놓칠 경우 해외시장 진출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공격적인 마케팅론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편이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