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568) 벤처기업

政經癒着<4>

진 국장은 꼭 말해야 되는가 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면서 씩 웃었다. 나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입에 들어간 장어가 제대로 씹히지 않았고, 아무런 맛을 느끼지 못했다.

『최 사장은 본래 부부 사이가 나쁜데, 특히 고부 갈등이 심해 참다 못해 이번에 이혼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며, 이혼을 한 이후에 어머니를 모시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살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것에 끝나지 않고 작전 세력에 의해서 오를 대올라 있는 영준소프트웨어 주식을 팔아서 미국으로 빼돌리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 작업을 하고 있으니 내사해서 막으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 그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가 미소를 지었다.

『국장님은 그것을 믿습니까?』

『믿고 믿지 않고는 두번째고. 일단 투서한 사람이 신분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조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두 차례나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말을 했다. 무엇을 암시하려는 것일까. 그는 내가 이혼을 하고 돈을 미국으로 빼돌리려고 한다는 것은 믿지 않았으나, 주식을 조작하는 작전세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유부녀와 불륜의 관계에 있다는 것은 믿는 눈치였다. 아직 조사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자기의 입을 막으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조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는 암시처럼 들렸다. 비자금을 풀어 뇌물을 달라는 것일까.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언젠가, 지난번에도 그런 일로 금감원의 간부들이 줄줄이 문제가 된 일이 있었다. 그런 일을 또 다시 되풀이하고 싶은 것인가.

『국장님, 나는 투명하게 회사를 운영합니다. 작전세력은 없으며, 어느 기관투자가들이 그 짓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나와 무관합니다. 유부녀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는 일은 사생활이기 때문에 투자와 무관합니다. 그리고 세번째 이혼을 한다든지 돈을 외국으로 빼돌린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모함입니다. 지금 내 회사는 아주 잘 되고 있는데 내가 왜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누군가 있지도 않은 미래 일까지 예측을 하면서 나를 모함하고 있군요.』

『나도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역적은 항상 가장 가까운 충신 중에서 나오듯이 가까이 있는 참모들을 조심하십시오. 우리가 조사를 하지 않을 경우 없는 일로 묵살하고 덮어두지만, 최 사장같이 잘해 나가는 벤처기업가의 앞날을 생각해 개인적으로 만나서 충고하고 싶어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