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계는 내년도 경기불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함에도 불구하고 「수익성확보」라는 대명제를 걸고 이의 실현에 적극 나선다. 그렇게 하지 않고선 불황타개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업계와 시장조사기관이 PC경기전망에 대한 예측자료를 많이 내놓고 있긴 하지만 지금으로선 내년도 시장상황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PC수요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국내 경기에 대한 예측자체가 어려운데다 시장변동 요인이 워낙 많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C업계들의 불황타개 전략은 의욕적이다. 수익성확보라는 최대 목적을 달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이들 업체가 수행하는 활동은 상당히 활발하다.
◇ PC업계의 불황타개 전략 =PC업계가 수립한 불황타개 전략은 새로운 수요시장 발굴과 고부가가치 품목육성, 해외 수출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새롭게 부각될 수요시장으로는 컴퓨터과목이 초등학교 의무과목으로 채택되면서 성장이 기대되는 교육망시장, PC방 대체수요시장, 인터넷확산에 따른 세컨드PC시장 등이다.
PC업계는 불확실한 내년 경기전망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에 인력을 투입하고 조직을 재편하는 등 수요확산에 능동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또 데스크톱PC 위주의 사업전략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인 노트북컴퓨터 사업비중을 크게 늘리기로 했으며 포스트PC 등 신규 유망사업도 적극 전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신규 인터넷단말기팀 신설, 삼보컴퓨터의 포스트PC공장 준공 등이 이를 위한 대표적인 사례다.
수출부문에서도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삼성전자와 현대멀티캡이 해외법인 정비와 전략수출품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삼보컴퓨터는 멕시코공장 설립과 중국내수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PC업계는 이를 통해 PC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내년에도 매출목표를 올해에 비해 크게 늘려 잡고 있다. 그러나 PC업계는 매출신장 못지 않게 고수익구조 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 왜 공격경영에 나서나 =일반적으로 경기상황이 불투명하거나 시장이 위축되면 기업은 긴축 경영체제로 돌입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PC업계는 적극적인 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PC업계가 그동안 구조조정의 여파와 IMF한파를 겪으면서 조직슬림화를 꾀하고 고비용구조를 탈피하면서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불황의 터널을 겪으면서 뼈를 깎는 고통을 인내해온 PC업계로서는 시장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적극적인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실제 올해 수익구조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으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기반이 크게 약화된 LGIBM의 경우 그 요인을 적극적인 영업전략의 부재에서 찾고 있다.
또 공격적 영업을 통한 시장기반 확대는 곧 규모의 경제에 따른 수익구조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고성장전략 기조를 지켜온 PC업계로선 내년에 초 긴축경영을 하지 않을 바엔 차라리 적극적인 타개 전략을 내세워 불황을 정면돌파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보고 있다.
◇향후 전 망=PC업계의 이같은 전략은 시장에서 효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PC업계는 적극적인 사업전략 자체가 대규모 설비투자 등 위험부담이 큰 분야 대신 노트북컴퓨터 등 고가 고부가가치 품목육성, 신규시장 수요발굴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사업기조를 적극적인 타개 전략에 두고 있으나 시장상황에 따라서는 언제든 변화가 가능한 선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PC업계의 숨은 전략이다. 단 신규투자의 경우 포스트PC 등 유망분야로 극히 한정하고 있다. PC업계는 이에 따라 매출액 못지 않게 높은 흑자규모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부정적인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외PC 시장은 물론 국내시장 규모가 성수기에 오히려 급격히 위축되는 등 수요를 부추길 만한 호재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만큼 시장이 급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내년에 더욱 가속화해 PC업계의 적극적인 전략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PC업계는 시장상황이 악화되든 크게 개선되든 이에 상관없이 적극적인 타개 전략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세워놓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