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특약 = iBiztoday.com】 실리콘밸리의 컴퓨터 거인 휴렛패커드(hp.com)가 비용절감을 위해 최소 3개월간 직원의 임금을 동결하는 조치를 단행, 최근 판매침체로 타격을 받고 있는 PC업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HP의 데이브 버만 홍보담당자는 임금동결 조치에 대해 『경제침체상황에서 어떤 기업이라도 취할 수 있는 통상적 조치일 뿐』이라면서 『우리는 직원에게 조직의 일원으로 힘을 합치고 자기희생을 감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전세계의 HP직원 8만8500명 중 임금인상이 동결될 직원수가 얼마나 될지는 불분명하다. 컴퓨터와 프린터 제작업체인 HP는 베이지역 직원수만 약 1만1000명으로 직원수 기준으로 이 지역 최대 기업에 속한다. 이번 조치로 최소 1억달러에서 1억4000만달러의 비용절감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HP의 전격적인 임금동결 조치는 지금까지 추진한 비용절감책 중 가장 극단적인 조치다. 일부 대형 기술업체가 기술주 폭락과 경제침체의 파고를 넘기 위해 긴축정책에 들어갔으나 임금동결 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아직 없었다.
그러나 기술직 근로자의 임금동결은 일시적이더라도 업체간 숙련기술자 확보경쟁이 치열한 점을 감안하면 매우 위험한 방법임이 분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com)의 스티브 발머 사장도 최근 고위 중역들에게 신규인력 보충을 중단하는 등 비용감축대책을 시행하도록 지시했으나 직원 이직 방지를 위해 상당수 직원에게는 현금지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HP와 마주보고 있는 경쟁업체인 서버업계의 거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sun.com)도 최근 직원들에게 비용감축을 강조했으나 구체적인 조치는 아직 취하지 않았다. 선의 스콧 맥닐리 회장은 연말휴가 시즌에 즈음해 전직원에게 보낸 통지문에서 『회사가 어려울 때 힘을 합치자』고 독려하면서도 『지출과 고용 결정이 변하는 경제상황에 맞춰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선의 시스템제품그룹의 존 슈메이커 부사장은 『동결조치는 없다』면서 『여전히 대규모 신규 채용을 하고 있으며 단지 결원 보충을 몇달씩 늦추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DC(idc.com)의 진 보즈먼 분석가는 『HP는 여전히 서버와 유닉스 시장에서 막강한 업체로 높은 마진의 제품을 얼마나 더 많이 팔 수 있는가가 앞으로의 관건』이라며 『HP가 대형 고가 서버인 「슈퍼돔(SuperDome)」을 내년부터 대량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