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휴대폰시장「세계大戰」

중국이 세계 휴대폰 단말기 시장의 최대 격전장이 되고 있다.

최근 1년 새 빠른 속도로 팽창하며 거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휴대폰 단말기 시장을 둘러싸고 외국 제조업체간 또 외국 업체와 현지 업체간 공방이 겹치며 점유율 확대 경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휴대폰 시장은 특히 올 들어 가입자가 급격히 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9월까지 3000만명이 새로 가입해 누계 가입자가 6500만명을 넘어서며 일본(11월 말 현재 약 5700만명)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국가로 올라섰다. 중국은 연내 7000만명을 훨씬 넘어선 뒤 내년에는 1억명을 약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까지 추월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국 휴대폰 시장은 현재 노키아·모토로라·에릭슨 등 휴대폰 빅3가 지배하는 가운데 지멘스 등 2위 그룹의 추격과 현지 업체들의 도전이 거세게 따라붙는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다.

상위 3사는 대대적인 현지 투자와 신제품 투입으로 2위 그룹 및 현지 업체의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올해 대중국 투자를 각각 160억위안(약 2조2000억원)과 100억위안으로 확대해 현지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98년 노키아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난 모토로라는 올해 신형 모델을 4개나 투입해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에릭슨도 2개의 신모델로 선전하며 상위 2개사와의 점유율 차이를 좁혀나가고 있다.

이에 대응해 지멘스·알카텔·필립스 등 2위그룹으로 분류되는 유럽 업체들도 중국 투자를 강화하고 신제품을 집중 투입하며 상위권 공세 고삐를 죄고 있다. 지멘스는 금후 4년간 5억달러를 추가해 해외 투자로는 최대 규모인 총 10억달러를 중국 이동통신 사업에 투입해 이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이에 따라 아시아 지역 휴대폰 판매가 전년비 17% 증가한 38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카텔도 신제품 3종을 투입하는 한편 지난해 8400만달러를 투입해 소주(蘇州)에 건설한 휴대폰 공장을 본격 가동해 연내 현지 생산량을 200만대로 높일 계획이다. 이 회사는 우선 내년도 4위권 진입을 목표로 정하고 있다.

그 동안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NEC·마쓰시타통신공업 등 일본 업체들도 최근 중국 진출을 본격화,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여기에 현지 업체들도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현지 주요 업체는 동신(東信), TCL, 강규(康佳), 하화(厦華), 중흥(中興), 중과건(中科健), 파도(派導) 등 9개사로 합계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에 불과했지만 최근 10%를 넘어섰으며 연내 15%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매년 전화 공사로 거두는 수입의 5%와 신규 발행 국채에서 14억위안을 떼내 이들 이동통신 업체의 제품 개발 및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산 휴대폰의 점유율을 내년에는 20%로, 2003년에는 50% 수준으로까지 끌어 올릴 방침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