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텍 서성기 사장
국내 반도체 제조공정용 장비·재료 업체들은 최근 수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왔다. 특히 정부에서 추진해온 벤처산업 육성책에 의한 코스닥시장 활황세로 많은 업체들이 등록되었고 또한 등록을 준비중이다.
반도체 장비·재료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타성에 젖어 있는 경영자나 종업원이 이 시장에 새롭게 진입할 때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예컨대 장비의 경우 미세가공, 정밀가공, 그리고 특수환경에서 작동되는 장치들이고, 재료의 경우에도 상용화가 안된 물질, 고순도가 요구되는 소량 다품종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일부 외국의 거대 기업을 제외하고는 국내의 일반 기업들은 진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또한 국내의 수요처가 소수이고 요구사항도 최첨단과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이 동시에 필요하기 때문에 창업에서 성공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 소자의 라이프 사이클이 빠르기 때문에 여기에 대응하는 제품의 개발과 생산속도가 빨라져야 외국의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우리 업계는 많은 변신의 노력을 경주하는데 여기서 최우선 과제는 기술개발이다. 우리 경영자들은 특히 이 점에 유념해야 한다고 본다.
소수의 반도체 소자업체들이 있는 국내 환경에서 외국의 거대한 기업들과 맞서기 위한 기술의 우위성 내지는 동등성, 원가 측면도 간과할 수 없는 사항들이다.
열악한 중소기업 환경에서 이런 사항에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우리들의 우선 과제다.
이를 위한 대처방안으로 첫째, 반도체 장비·재료 업체들은 반도체 소자업체, 연구기관 그리고 대학과의 기술공유를 활성화해야 한다.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엄청난 자금조달이 중소기업 자체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 점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최근에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자금확보 후에도 기술의 검증단계에서 소자업체 및 연구기관들과의 협조가 상당히 필요하다.
물론 국내 반도체 소자업체들은 모든 국내 반도체 장비·재료 업체들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가 없다. 하지만 소자업체들은 신기술 수요에 동반자가 될 수 있는 기업 및 원가구조 면에서 유리한 기업한테는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
둘째, 중견 반도체 장비·재료 업체들은 시장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시장에서 생존여부는 국내 소자업체들과의 연계 후 바로 수출 여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국내 소자업체들의 요구 수준이 세계 첨단 장비·재료들이기 때문에 바로 세계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국내외에서 기술수준을 인정받는 기업들은 경영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차기제품에 도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두가지 사항을 모두 충족하려면 국내 모든 반도체 장비·재료 업체들은 경영자와 종업원이 일심 단합해서 진정한 의미의 벤처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회사규모가 크거나 작거나 상관없이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를 해야 한다.
우리의 시장이 넓지 않고 기술이 미흡하며 자본이 취약하다면 해외자본 유치, 기술도입, 공동영업 등 많은 부문에서 외국 기업들과의 교류도 고려해 봐야 할 점이다. 지금까지의 우리 반도체 산업인들이 보여준 열의와 정성이 국내외에서 진정한 의미의 꽃을 피우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