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전문업체인 일본 세가를 둘러싸고 타업체로의 매각, 게임 하드웨어 사업 중단 등의 가능성을 다룬 외신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7일 「뉴욕타임스」가 「닌텐도의 세가 인수 협상 추진」 기사를 낸 데이어 2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가의 매각 실현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 회사가 주력인 「드림캐스트」를 끝으로 게임기 사업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추측성 보도들은 게임기 사업 부진으로 세가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가는 내년 3월 마감하는 2000회계년도에도 2억달러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 따라서 적자는 4년째 이어지며 회생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가의 게임기 사업 중단 가능성은 지난달 1일 이 회사가 내놓은 사업 방침 때문이다. 이 사업 방침에는 향후 사업을 게임소프트웨어·네트워크 서비스·아케이드(업소용 게임) 등 3개를 축으로 하는 내용이 들어있는 반면 드림캐스트에 대해선 언급이 없다.
이와 관련, 세가 대변인 우메무라 무네히로는 『드림캐스트 차세대 기종에 대해 아직 어떤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향후 어떤 업체가 게임 전용 차세대 비디오게임기를 내놓겠냐』고 반문하며 이 사업 자체가 전환기에 들어서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세가의 모회사인 CSK 산하의 한 자회사 부회장인 니시 가즈히코도 『세가가 당장은 아니지만 결국에는 하드웨어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가의 변화 가능성은 또 지난달 모토로라와 제휴, 이 회사의 신형 휴대폰에 게임을 제공키로 한 데서도 어느 정도 점쳐지고 있다.
우메무라 대변인도 이 제휴를 인용하며 『드림캐스트의 기술을 휴대폰, 팜 타입의 개인휴대단말기(PDA), 디지털방송용 세트톱박스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혀 새 사업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세가의 매각에 대해선 극도로 부실한 재정 상태 때문에 가능성이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또 연초 약 4000엔이었던 주가가 지금은 1000엔선으로까지 떨어져 있어 매각 가능성이 그만큼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