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다.
지난해 대부분 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칠쳤는데 그중에서도 A기업의 주가가 바닥을 헤맨 것은 한편으로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최종 주가는 연초 대비 무려 68%나 하락했다. 이 회사의 주가 급락은 증권 전문가들과 언론에서도 언급했듯이 기업설명활동(IR:Invest Relations)뿐만 아니라 대외 홍보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쯤에 내가 기업탐방을 하기 위해 이 기업의 주식 담당자에게 연락을 했는데 담당자의 대답이 가관이었다. 『왜 우리 회사에 오려고 하느냐』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기업의 IR 담당자가 해당 회사에 대해 분석을 하겠다는 사람에게 그런 식으로 응대를 하는 것을 보고 싹수가 노랗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주식을 책임지고 있는 IR 담당자가 그러니 다른 임직원들은 말할 필요도 없겠구나고 생각했다.
회사의 주가 관리를 위해서는 결과에 관계없이 담당자들이 열심히 뛰어다녀야 한다고 본다.
또한 예로는 B기업의 IR 담당자를 들 수 있다. 그는 회사에 대한 철저한 지식을 갖고 증권사 담당 애널리스트에게 필요한 때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한다.
지난해 거래소 시장이 연초에 비해 주가가 반토막 났지만 B회사의 주가는 굳건했다. 물론 사업 실적이 좋기도 했지만 적극적인 IR 덕택도 있었다.
앞서 지적한 A기업은 주가를 올리기 위해 먼저 IR 담당자들을 교체하든지 해서 IR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지 않고 이 회사가 옛날의 무사안일적인 태도를 유지한다면 영원히 주가는 바닥을 헤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주주 중시 경영과 투명 경영의 바탕이 되는 IR 활동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투자자들의 평가는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관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자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IR 활동을 실시함으로써 기업신뢰도 상승과 주가 상승, 자금 조달 등의 많은 열매를 딸 수 있을 것이다.
IR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 최고경영자는 물론 담당자의 확고한 의지와 마인드 변화가 중요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권성률 서울 중구 을지로2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