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쓰비시전기가 디지털TV를 포함, 브라운관을 사용하는 TV 생산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여름까지 TV 자체생산을 중단하고 판매할 제품은 한국과 중국업체에서 위탁생산해 조달키로 했다.
일본에서는 히타치제작소·일본빅터 등이 컬러TV 생산을 동남아시아 공장으로 이관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형 가전업체가 컬러TV 생산자체를 전면 중단하는 것은 미쓰비시가 처음이다.
이 회사는 향후 TV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기대되는 디지털TV까지 중국 등지의 제조업체에 대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채산성 확보가 어렵다고 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지난해 본격 판매되기 시작한 디지털TV의 경우 소프트웨어·고밀도집적회로(LSI) 등의 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반면 미쓰비시의 일본 TV시장 점유율이 7%에 불과해 생산에 나서도 승산이 없다고 판단, 자체 생산을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쓰비시는 이번 결정에 따라 교토제작소에서 연간 5만대 정도 생산하고 있는 와이드TV를 모두 중국 제조업체에서 OEM생산하는 것으로 충당하고 교토제작소에서는 프로젝션TV 등 수익성 높은 제품만 생산한다.
일본 TV시장은 한국과 중국 가전 제조업체의 공세로 브라운관 TV 가격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내 생산업체들에는 가격경쟁력 확보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각돼 왔다.
이 때문에 히타치의 경우 지난해 가을 기후 공장의 브라운관을 사용하는 TV 생산을 싱가포르 공장으로 옮겼으며 일본빅터는 이와이 공장의 TV 생산을 태국 공장으로 전면 이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업체들의 생산기지 이관이 확산되면서 일본 국내 TV 생산량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가전제품협회 등에 따르면 일본 국내 TV 생산대수는 85년 1789만대를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99년에는 438만대에 불과했다. 반면 수입은 85년 3만6000대에서 98년 711만대로 크게 늘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