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단말기 내수 담당자들이 우울한 새해를 맞고 있다.
지난해 6∼9월의 극심한 내수침체를 털고 10, 11월 각각 110만대를 넘어선 월 판매량이 지난해 12월 다시 78만대로 급락한 데다 올 1, 2월에도 뚜렷한 수요 회복의 기미가 엿보이지 않기 때문. 특히 새해 들어 한국통신프리텔과 엠닷컴·LG텔레콤 등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들이 회사 합병 및 조직 재정비를 이유로 마케팅에서 소원해질 것으로 보여 장비제조업체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간 실적 증대를 위한 12월 막바지 밀어내기, 졸업 및 입학 시즌을 겨냥한 서비스사업자들의 1월 마케팅 공세 등으로 단말기 구매주문이 끊이지 않던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이 침체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셀룰러사업자인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마저 시장점유율을 50% 이하로 끌어내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장비업체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 형국이다.
장비제조업체 경영자들의 시선이 해외시장으로 돌아선 것도 내수 담당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마케팅은 물론 홍보지원이 내수보다 해외로 집중될 것이 당연시돼 악전고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LG전자가 30%에 머물렀던 이동단말 및 시스템사업의 수출 비중 끌어올리기를 선언한 데다 삼성전자도 올해 통신장비사업의 목표를 「해외시장 확대」에 두고 있다. 중견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들도 대형 업체들과의 경쟁부담이 큰 데다 수요마저 포화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수출에 사운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 조진호 국내영업팀장은 『현 상황에서는 정중동이 최선의 전략』이라며 내수침체 현상이 장기화할 것을 우려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