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선정이 완료된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 연기문제가 기정사실화하면서 동기식 IMT2000 기술이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다.
비동기식 연기문제는 비단 장비산업의 육성뿐만 아니라 동기식 기술의 뿌리내리기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동기 IMT2000 서비스가 1년 정도만 늦춰진다면 다소 열악하지만 동기식 IMT2000 서비스도 국내 시장에 착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2세대 동기식 IMT2000 기술인 cdma 1x(IS95C)도 새로운 대안으로 시장 수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동기 상용서비스의 연기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 연기문제는 최근 그 세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 제공의 주체인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연기론」에 대해 현재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SK텔레콤 표문수 사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계획서에서 밝힌 일정인 2002년 5월을 준수하겠다』고 밝혔으며 한국통신의 IMT2000 관계자들도 「사업계획서 일정」만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양사업자의 속내는 다르다.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지난달 15일 사업자로 선정됐으나 아직 면허를 취득하진 않은 상황이다.
「사업계획서의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자들이 연기론을 섣불리 공론화하기는 힘들다는 게 정설이다.
이상철 한국통신 사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미묘한 발언을 했다. 『기술의 진전은 소비자나 사업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진화해야 한다』며 『시장과 수요 추세에 맞춰 IMT2000 서비스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제시했다.
한국통신은 2세대가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고 SK텔레콤은 2세대 법인과 3세대 법인의 통합 이전에 IMT2000에 드라이브를 걸기가 힘든 상황이다.
사업자의 사업계획서 준수 여부를 관리감독해야 할 정통부도 『서비스 시기는 사업자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탄력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비동기 장비 개발이 늦은 국내 장비업체와 비동기 IMT2000 시스템 개발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여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비동기 연기와 동기식 기술
비동기식 IMT2000 상용화가 연기된다면 수혜는 동기식 기술이다. 사업자를 선정한 지 한 달도 안된 상황에서 비동기 연기설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하는 정통부가 유연한 자세를 취하는 이유도 바로 이에 있다.
우선 사업권 허가 절차가 진행돼야 하는 동기식 IMT2000은 의외로 힘을 받을 수 있다. 하나로통신은 지난해 동기식 IMT2000사업권을 단독 신청하는 과정에서 『비동기식에 앞선 동기식의 상용서비스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인센티브』라고 주장했다.
동기식 IMT2000이 1년 앞서 상용화한다면 동기식 IMT2000사업자는 비즈니스 수요자를 집중적으로 공략, 초기시장 선점 및 국내 시장 착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TRI는 지난해 실시한 수요 조사에서 『IMT2000 시장의 초기 수요는 비즈니스 유저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2세대의 IMT2000 기술인 cdma2000 1x 기술도 대안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cdma2000 1x를 초기 단계의 IMT2000 서비스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이 지난해 기술표준 논쟁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가 연기된다면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IMT2000 잠재수요 확보 차원에서라도 cdma2000 1x 기술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
비동기서비스의 연기에 따라 동기식 IMT2000과 cdma2000 1x가 자리잡는다면 정통부는 당초 IMT2000 정책 목표를 이뤄낼 수 있다. 2세대와 3세대의 균형 발전 및 3세대에서의 동기식과 비동기식의 균형 발전이 가능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복병도 있다. 우선 비동기 IMT2000 장비 개발에 앞서 갔던 LG전자의 반응이다. LG전자는 『비동기식 장비를 올해 말까지 개발 완료할 수 있다』며 비동기서비스의 연기설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업자의 이해관계 역시 변수다. 우량고객 확보 및 시장 지위 유지 및 추격, 초기시장 선점 등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이 이를 용인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