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동통신시장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말 이동통신 가입자가 4000만명을 넘어선 영국에서는 보다폰, BT셀넷, 오렌지, 원2원 등 4개 업체간에 한 치 양보 없는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저마다 단말기 할인, 선불 요금제, 무선인터넷 서비스 등의 카드를 내세우며 가입자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선두주자는 단연 보다폰이다. 전세계적으로 787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보다폰은 영국에서도 117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1위 업체로 군림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4분기에도 14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해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하지만 보다폰을 따라잡기 위한 경쟁업체들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브리티시텔레콤의 이동통신사업체인 BT셀넷은 활발한 마케팅으로 4·4분기 동안 15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해 총 가입자가 1020만명으로 늘어나 보다폰을 바싹 뒤쫓고 있다.
그러나 BT셀넷 역시 앞만보고 달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만년 3위에 머물고 있는 오렌지가 지난해 프랑스텔레콤에 인수된 후 급속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렌지는 4·4분기에 이들 업체중 최다인 16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총 가입자가 980만명으로 늘어났다. 이 회사는 BT셀넷과의 격차가 40만명으로 줄어들어 올해 안으로 BT셀넷을 제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 도이치텔레콤이 운영하고 있는 원2원도 총 가입자가 830만명에 달하고 있어 영국 시장은 이들 「4강업체」간의 경쟁으로 뜨겁다.
한편 전문가들은 영국 인구의 67%가 휴대폰을 갖게 된 상황에서 더 이상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한 경쟁은 무의미하며 앞으로는 기존 가입자들을 상대로 어떻게 수익을 올릴 것인가에 업체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도 업체를 평가할 때 가입자 수보다는 가입자당 수익에 더 많은 비중을 두게 되기 때문에 다양한 서비스 개발과 네트워크의 효율적인 운용으로 수익을 확대하는 업체가 영국 이통시장을 차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