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인터넷시장이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들의 몸집 불리기 경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ISP 티스칼리(http://www.tiscalinet.it)는 프랑스 2위 ISP 리버티서프를 6억1500만달러 규모의 주식교환방식으로 인수한다고 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지난해 네덜란드의 월드온라인과 프랑스의 넷츠를 인수하며 유럽 2위 ISP로 떠오른 티스칼리는 이번 인수로 유럽 최대 인터넷시장 중 하나인 프랑스 공략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총 5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 유럽 최대 ISP인 가입자 700만명의 도이치텔레콤 산하 T온라인과도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프랑스텔레콤 산하 ISP인 와나두(http://www.wanadoo.fr)가 영국 최대 무료 ISP 프리서브를 23억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18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던 와나두는 200만 가입자의 프리서브를 인수하면서 티스칼리에 이어 유럽 3위 ISP로 부상했다. T온라인도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지난해 프랑스 3위 ISP 클럽인터넷을 인수한 바 있다.
업체들의 공격적인 M&A가 이어지면서 T온라인과 1위 자리를 다투던 AOL유럽이 5위권으로 떨어지는 등 업체 순위도 불과 몇달새 크게 바뀌고 있다.
유럽에서 ISP간 M&A가 이처럼 활발한 것은 AOL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여러 업체가 비슷한 규모의 가입자를 보유, 시장 주도권 향배가 아직 결정되지 않아 몸집 불리기를 통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주피터미디어메트릭스의 분석가 올리비에르 부빌레인은 『유럽에서 ISP사업을 어느 한 국가에서만 벌이는 것은 이로울 게 없다』며 『유럽 전역에 사업망을 구축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향후 2∼3년간 유럽 ISP시장은 이와 같은 M&A가 계속돼 4, 5개 대형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