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리눅스업계에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이른바 「인력 감원설」이다. 몇몇 대표적인 리눅스업체들이 회사가 어려워 임직원의 절반 정도를 줄일 것이라는 얘기다. 그것도 회사 실명까지 거론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의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경기침체로 투자유치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이런 소문은 그 폭발력이 대단하다. 해당 업체들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해당 업체 임직원들까지 이런 소문이 사실이 아닐까 하면서 불안해 하고 있다.
이 같은 소문이 언제,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알 수는 없다. 물론 소문이 사실인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경쟁자들이 상대방을 음해하기 위해 「뜬소문」을 만드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잘못된 소문이 난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눅스업계의 대대적인 인력 감원설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그 원인은 아무래도 「성과부진」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지난해 초만 해도 많은 창투사들이 「리눅스」라는 말만 붙으면 투자할 정도로 그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이런 분위기는 싹 달라졌다. 리눅스란 이름으로 예전과 같은 환대를 받을 수 없다. 아직 많은 업체들이 리눅스의 기술적 가능성에 대해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지에 대해선 상당히 회의적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했던가. 그동안 리눅스산업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참으로 컸다. 리눅스를 성장유망제품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으며 이와 관련된 사업을 하지않는 기업은 팔불출로 여길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최근 리눅스산업의 침체가 더 두드러져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리눅스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 싶다. 다른 모든 정보기술(IT)산업과 마찬가지로 리눅스 역시 경제환경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음을 상기하자. 최근 일련의 문제들은 바로 경기불황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세계 유수 IT기업들이 리눅스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리눅스는 기술과 비즈니스적인 면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를 성공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뜬 소문이나 퍼트리고 상대방을 헐뜯는 것보다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리눅스산업 발전의 밑거름이다.
<컴퓨터산업부·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