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사업자들이 새해 들어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SK텔레콤·한국통신프리텔·한국통신엠닷컴·LG텔레콤 등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올해 해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는 물론 무선인터넷 콘텐츠 수출, 현지에서 이동전화서비스 시장 진출을 노린다.
SK텔레콤은 지난 99년 4월에는 몽골 제2 이동전화사업에 25%의 지분을 갖는 제3대 주주로 참여한 데 이어 올해 베트남에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시스템 설치를 완료, 연말부터 베트남 지역에서 이동전화서비스에 나선다. SK텔레콤은 동남아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에서 CDMA 방식 이동전화서비스 도입 결정을 이끌어냄으로서 배트남에서 차세대이동통신서비스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몽골에서 거둔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99년 7월 8일 서비스 개시 후 99년 1만 가입자를 돌파, 지난해 말 2만5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시장점유율을 43%나 차지하는 등 초기시장 접근에 성공을 거뒀다. 이 같은 수치라면 몽골 독점사업자인 모비콤과의 경쟁을 누르고 조만간 몽골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세계 최대 통신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중국 제2 정보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과 지난해 2월 포괄적 협력 협정서를 체결한 데 이어 차이나모바일과 지난해 10월 이동전화 임대로밍서비스 체결, 중국 업체들과 인터넷 게임 SW 개발과 포털서비스를 위한 합작사 「게임킹」 설립 등 해외 사업에서 잇단 성과를 거뒀다. 이를 토대로 IMT2000사업·인터넷사업·IP전화사업 및 CDMA 엔지니어링 서비스사업 진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2000년 11월 러시아 다케스탄공화국 아날로그 장비 재활용에 성공을 거둔 것을 바탕으로 금년부터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이동전화 시장 교두보 마련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밖에 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s Union)·APT(Asia Pacific Telecommunity)·PTC(Pacific Telecommunications Council)·AIC(Asia ISDN Council)·APSCC(Asia Pacific Satellite Communications Council)·CDG(CDMA Development Group) 등 국제기구 활동을 강화, 국내 이동전화서비스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는 방침이다.
한통프리텔·엠닷컴도 통합과 동시에 동남아·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활동을 개시한다. 양사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이동전화서비스 해외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해외사업 부문을 통합, 해외협력담당 기능을 신설하는 등 해외사업 진출을 준비중이다.
프리텔·엠닷컴은 CDMA 망 구축·운용기술·무선인터넷 콘텐츠 기술 및 인력 해외수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전세계 대상 국제로밍사업을 강화하며 무선인터넷·차세대데이터통신 등과 관련 해외 사업자와의 신규서비스 공동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해외 주요 통신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도 병행추진키로 했다.
LG텔레콤도 해외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에 나선다. LG텔레콤은 싱가포르 모 통신사업자와 접촉을 갖고 WAP 무선인터넷 솔루션 수출을 적극 검토 중이다. LG텔레콤은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올해 안으로 사업자 중 가장 먼저 무선인터넷 솔루션 수출이라는 성과를 올리겠다는 각오다. 홍콩·중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수출해 나간다는 세부전략도 마련했다. LG텔레콤은 또 50여개 국가에 1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영국 BT와 지난해 교환한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수출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밖에 LG전자와 공동으로 싱가포르 외에 중남미 국가에 대한 네트워크 수출 방안을 모색 중이다. LG텔레콤은 우선 셀 설계기술 컨설팅·운영기술 등을 수출해 서비스 수출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처럼 이동전화사업자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하는 원인은 국내 이동전화 시장이 2700만명을 넘어서면서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가입자 유치경쟁은 사업자 출혈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1, 2위 업체의 경우 전세계 10위권 내의 통신사업자로 자리잡았다는 자신감도 사업자들의 해외 진출을 여는 계기가 되고 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