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망 구축사업, NI업체 성장동력 부상

이동통신 장비까지 포함, 수조원대로 추정되는 제3세대 이동통신 망구축사업이 네트워크통합(NI)업체에 새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3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일부 다국적기업들은 직접 판매를 하던 이전과는 달리 국내 협력업체를 통한 간접판매 방식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이런 간접판매 방식이 정착될 경우 이동통신 망구축사업을 수주한 NI업체는 단숨에 수천억원의 매출까지도 올릴 수 있어 시장 판도 재편까지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cdma2000 데이터 장비를 국내에 공급한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대표 홍성원)는 최근 이동통신 장비 전문협력업체로 쌍용정보통신·인네트·LG전자 등 3개사를 선정, 이동통신 분야에도 간접판매 방식을 도입키로 결정했다.

시스코는 cdma2000까지는 일반공중전화교환망(PDSN) 등과 같은 이동통신 데이터 장비 분야에만 진출했지만 IMT2000에서는 이들 업체와 협력, 「ALL IP」 기반의 기지국·이동통신 교환기 등 전 분야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에릭슨코리아(대표 야노스 휘게디)는 최근 이동통신 데이터 망 전문 구축업체인 쓰리아이씨의 지분을 20% 인수하고 이 업체와 공동으로 cdma2000 데이터 망구축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IMT2000사업에서는 국내 제조업체들과 제휴, 기술이전이나 국내 생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라면서도 『이것이 여의치 않아 완제품을 공급하더라도 국내 업체들의 협력을 통한 장비 공급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텔네트웍스코리아(대표 정수진)도 최근 협력업체 선정 작업을 진행하면서 NI 분야 협력업체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진 사장은 『아직 판매 방식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NI업체를 통한 간접판매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지켜본 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 직접판매 형태로 이동통신 장비를 공급해온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대표 양춘경)도 기본적인 장비 공급이나 현지화 작업은 자체적으로 할 수밖에 없지만 망구축이나 공사 부문은 국내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국적 이동통신 장비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에 따라 국내 NI업체들의 대응도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해 쌍용정보통신·콤텍시스템·케이디씨정보통신·인네트 등 NI업체들이 대거 한국통신 및 SK의 IMT2000 컨소시엄업체로 지원, 선정됐다. 시스코의 이동통신 장비 협력업체로 선정된 인네트는 이동통신사업 분야 진출을 올해 중점사업 목표를 두고 전담직원을 선정, 기술 습득에 나서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은 최근 이동통신사업 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 정비에 착수했다.

다만 이동통신 망구축이 장비 업체가 선정된 후 진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야 실질적인 매출로 연결될 것으로 보이며 NI업체의 준비가 미비할 경우 전송장비 공급 사례처럼 단순장비 공급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