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최근 5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온 미 비디오게임 시장도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의 부진을 나타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시장조사 업체 NPD그룹의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NPD그룹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00년도 미 비디오게임기 시장 규모는 게임기와 그 소프트웨어 및 액세서리를 모두 합쳐 99년의 69억달러보다 5.8% 줄어든 65억달러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플레이스테이션2(PS2)」, 닌텐도의 「닌텐도64」, 세가의 「드림캐스트」 등 게임기는 99년의 14억달러에서 지난해 11억달러로 21%나 감소했다. 소프트웨어는 99년의 42억달러보다 2.6% 감소한 40억9000달러를 기록했다.
NPD의 리처드 오우 이사는 이 같은 비디오게임 시장의 저조에 대해 『지난해 10월 미국 시장에 데뷰한 PS2의 공급이 크게 달리고 있는 데다 닌텐도의 「게임큐브」와 게임보이어드밴스(휴대형),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등 새로운 차세대 기종이 나올 때까지 수요자들이 구입 시기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이 같은 결과는 비디오게임이 플레이스테이션 등 32비트에서 128비트의 차세대기로 옮아가는 전환기에 들어섰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업체별 시장 점유율은 게임기의 경우 소니가 47%로 1위를 고수했고, 그 다음은 닌텐도(37.2%)와 세가(15.1%)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에서는 소니가 14.1%의 점유율로 20.7%의 닌텐도에 크게 밀렸으며 세가는 3.5%를 기록했다.
한편 수량 기준으로 지난해 미 비디오게임 시장 규모는 게임기와 소프트웨어 및 액세사리를 같은 단위로 산정해 총 1억9140만개로 99년(1억8860만개)보다 다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수로는 늘면서도 금액으로는 줄어든 것은 플레이스테이션·드림캐스트 등 32비트 기종의 판매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년전 299달러였던 플레이스테이션의 판매 가격이 지금은 99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편 NPD는 미 PC 게임 시장의 경우 지난해 16억달러로 99년의 15억달러보다 7% 가까이 성장하는 호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