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식 IMT2000사업권을 둘러싸고 통신 시장이 혼미를 거듭하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가 정작 사업권 허가를 위한 행정 절차를 계속 연기,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LG의 거센 반발, 그랜드컨소시엄 구성 지지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업계 일각에서는 내달 중순에도 자칫 추가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통부의 현재 상황 ● IMT2000사업권 허가행정을 주관하고 있는 석호익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지원국장은 17일 『동기식 IMT2000사업권 허가신청요령 변경공고에 대한 내부 결재가 나지 않았다』며 『변경공고를 조기실시할지 여부를 아직 최종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석 국장은 이어 『설 연휴 이전에 동기식 IMT2000 허가신청요령 변경공고가 나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통부는 지난달 15일 비동기식사업자를 선정한 후 1달여 동안 실무선상에서 허가신청요령 및 심사기준 변경안에 대해 세부작업을 수행해왔다.
◇허가신청요령 변경공고의 의미 ● 동기식 IMT2000사업권 허가를 위한 첫번째 행정절차로 단순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지만 사실은 이를 공고할 경우 정부가 동기식사업자 선정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공고일시는 다른 어느 사안보다 주목을 끌어왔다.
허가신청요령 공고는 정통부 내부 결재 후에도 행정자치부에 이송, 관보 게제 등 1주일에서 10일간의 추가일정이 소요돼 이달 중 공고는 사실상 물 건너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동기식 IMT2000사업자를 당초 2월 말에서 3월 중순께로 재조정하겠다던 정통부의 방침도 일정기간 순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통부는 지난달 15일 동기식사업권 허가신청요령을 조기 변경, 올 2월 말까지 사업자를 최종 선정한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 이를 3월 중순으로 미루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실제 행정절차인 허가신청요령 변경공고는 특별한 이유 없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왜 늦어지나 ● 정통부가 단순행정절차에 불과한 허가신청요령 변경공고를 발표하지 못하는 것은 동기식사업권을 둘러싼 제반 변수를 정리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통부는 최근까지 동기식사업권 유력 대상자인 LG그룹이 동기식사업권 불참 의사를 명확히 한 데 이어 LG텔레콤 매각검토까지 발표하고 나서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따라 그랜드컨소시엄을 통한 동기식사업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통신 시장은 혼미를 거듭해왔다.
특히 최근까지 정통부는 동기식사업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랜드컨소시엄 구성과 관련, 퀄컴의 지분참여 및 기술협력 외에도 포철을 염두에 둔 비동기 컨소시엄 참여 기업의 동기식 컨소시엄 참여 검토 등 다양한 물밑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어느것 하나 명쾌히 정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변수 ● 허가신청요령 변경공고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미 동기식사업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랜드컨소시엄 구성이란 밑그림을 갖고 물밑작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허가신청요령 변경은 동기식 그랜드컨소시엄의 윤곽이 확정돼야 공고될 전망된다. 특히 정통부는 변경공고에 앞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동기식 장비업체, 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는 포철 등의 참여 의지, LG의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개각도 변수로 꼽고 있다. 심지어 정통부가 개각에 포함된다면 허가신청요령 공고는 개각 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극단적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