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 이동통신장비 수출 빨간불

새해 벽두부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이동통신 장비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 800㎒대역 아날로그 방식 이동전화(AMPS:Advanced Mobile Phone System)에서 2세대(IS95A/B)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2.5세대(IS95C)로 전환하려던 대만 중화전신이 돌연 장비 입찰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전신은 인구 2400만여명인 대만에서 1600만 이동전화 가입자를 보유한 제1 사업자로서 AMPS를 IS95C(cdma2000 1x)로 전환함으로써 향후 3년간 200만 가입자, 4억달러 상당의 CDMA 장비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최근 관련사업을 아예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기로 결정해 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필리핀 등 「AMPS의 cdma2000 1x화」를 추진해온 주변 동남아 국가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 텔레콤말레이시아는 cdma2000 1x를 도입해 2년간 150만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마련하고 장비 입찰을 준비했으나 중화전신의 갑작스런 변화에 주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AMPS와 유럽형이동전화(GSM) 서비스를 함께 운영해온 중화전신이 AMPS의 cdma2000 1x화보다는 GSM의 진화(WCDMA)를 선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련 솔루션을 보유하지 못한 국내 업체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29억달러의 CDMA 수출 실적으로 전년대비 27.2%의 고성장을 구가한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국내 업체들에게 「문전옥답」으로 여겨지던 중국의 800㎒ AMPS 대역에 대한 차이나유니콤의 CDMA 방식 장비 입찰도 늦어지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이동통신수출팀의 오용섭 이사는 『기술적으로 AMPS 주파수대역은 cdma2000 1x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며 『대만이 3세대 이동통신사업자 라이선스를 부여하면서 특별한 기술표준을 정하지 않은 채 주파수대역만 지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아직 800㎒ AMPS 대역에 대한 수요 창출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