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PC업체 대통합 주장 파문

「휴렛패커드(HP)가 컴팩을 인수한다. 또 IBM은 PC사업을 델컴퓨터에 매각해야 한다.」

미국의 한 애널리스트가 세계 PC시장을 뒤흔들어 놓을 이러한 「빅뱅 시나리오」를 제기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17일 인터넷뉴스 「C넷」(http://www.cnet.com)에 따르면 IBM과 HP의 상장에 간여한 바 있는 베어스턴의 애널리스트인 앤드루 네프는 『PC시장이 공급과잉에 있는 등 기로에 서있다』고 주장하며 『주가하락과 수요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PC업체들이 불황터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러한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네프는 PC산업이 활력을 찾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세계 2위 PC업체인 델이 IBM의 PC사업이나 게이트웨이를 인수해야 한다 △IBM은 PC사업을 델이나 컴팩에 양도하는 대신 아웃소싱 등 서비스분야에만 치중해야 한다 △프린터사업의 수익성과 강한 브랜드가 강점인 HP는 컴팩을 인수해 PC시장에서 우위를 지켜야 한다 △수익창출에 고전하고 있는 직접PC업체인 게이트웨이는 델이나 NEC·도시바·히타치 등 일본업체에 매각돼야 된다 △애플도 파워PC 아키텍처 포기와 함께 차세대 운용체계인 「맥OS X」를 인텔 아키텍처에 포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네프의 이러한 「빅뱅」론에 대해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터무니없는 일』 『미친짓』 운운하며 네프를 강하게 비판했다.

니드햄의 애널리스트 찰스 울프는 『PC업체들의 주가가 너무 하락해 그가 과민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PC시장이 과잉상태에 있다는 것도 과장된 표현이며 PC업체들이 재고를 신축적으로 다룰 수 있기 때문에 대통합은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의 다른 애널리스트인 스티브 포튜나도 『PC수요 부진과 업체들의 주가 추락은 우려할 만한 일이지만 이것이 대통합 사유는 안된다』며 네프의 주장을 반박했다.

울프와 포튜나 두 분석가는 『올해 세계 PC시장은 최소 10% 정도 성장하며 업체간 시너지 효과도 없다』며 네프의 예측을 혹평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