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TT도코모가 자사의 휴대폰 인터넷서비스 「i모드」의 세계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일본경제신문」은 도코모가 출자 업체인 네덜란드 KPN모바일과 협력해 올 가을 유럽에서 i모드 서비스에 착수하고, 내년에는 북미 지역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등 이 서비스의 해외 전개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18일 보도했다.
또 「파이낸셜타임스」는 도코모를 비롯 KPN과 텔레콤이탈리아모바일(TIM) 등 3개사가 유럽에서 i모드를 기반으로 한 휴대폰 인터넷사업을 공동으로 전개하기로 합의했다고 같은 날 전했다.
도코모가 지난 99년 2월 세계 최초의 휴대폰 인터넷서비스로 개시한 i모드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일본 국내 가입자가 1700만명을 돌파, 유럽에서 상용화하고 있는 동종 서비스 「무선애플리케이션프로토콜(WAP)」을 크게 앞서며 이 분야 최대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이 회사는 자본제휴업체 등과 손잡고 이런 i모드를 축으로 하는 서비스망을 전세계적으로 구축,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이 본격화하기 전에 세계 휴대폰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해 나가려는 것으로 이들 신문은 분석하고 있다.
도코모는 유럽에서는 KPN모바일이 주최가 돼 오는 9월부터 네덜란드와 벨기에·독일 등(가입자 합계 1000만명)에서 i모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KPN모바일은 서비스 개시 전까지 i모드 단말기와 인터넷망을 연결하고 단말기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버를 중심으로 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도코모는 올 봄 KPN모바일과 공동으로 설립하는 합작사를 통해 콘텐츠 제작기법 등의 기술과 노하우를 KPN 측에 제공할 방침이다.
또 콘텐츠는 영국·독일·네덜란드 등에서 제공하고, 단말기는 현재 i모드 단말기를 제조하는 미쓰비시전기·NEC·마쓰시타통신공업 등이 공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도코모는 KPN·TIM과의 제휴에 따라 합계 3000만달러를 들여 이탈리아와 네덜란드에 연구센터를 설립, i모드를 기반으로 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3사의 제휴 합의는 보다폰·프랑스텔레콤·도이치텔레콤·브리티시텔레콤 등을 축으로 형성되고 있는 4개의 범유럽 거대사업자에 대항하는 새로운 도전자 그룹의 출현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제휴에서 KPN과 TIM은 유럽 시장을 나눠 공략키로 합의했는데 KPN은 네덜란드·벨기에·독일·영국에, TIM은 이탈리아·스페인·터키·오스트리아에 사업력을 집중하게 된다.
도코모는 유럽 진출에 이어 1조엔을 출자키로 한 미국 AT&T와이어리스와 손잡고 오는 2002년부터 북미 지역에서도 i모드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도코모는 이미 아시아에서는 홍콩 등 일부 지역에 i모드 관련기술 및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한국을 비롯 대만·중국 등에도 이 서비스를 보급,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i모드와 경합하는 WAP 방식의 휴대폰 인터넷서비스는 지난 99년부터 유럽에서 상용화하고 있지만 그 보급률이 휴대폰 전체 가입자의 몇 %에 불과할 만큼 미미한 실정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