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유료화 성공 거둘까

「공짜」를 좋아하는 가입자에게 무선인터넷 콘텐츠 유료화가 가능할까.

한국통신프리텔·한국통신엠닷컴이 올해 6월부터 무선인터넷 콘텐츠에 대해 전면 유료화를 단행키로 함에 따라 무선인터넷 콘텐츠 유료화 성공 여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콘텐츠 유료화는 모든 이동전화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가 원하는 당면목표지만 과연 현재 수준에서 가능하겠느냐는 것이 고민이다.

공짜라면 자다가도 일어난다는 가입자에게 그간 공짜로 여겨지던 콘텐츠를 유료화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만큼 어려운 일이다. 한통프리텔의 무선인터넷 콘텐츠 유료화 정책은 그래서 더욱 관심 대상이다.

이달 들어 프리텔은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변환하기 위해 종량제·정액제·통합제 등 다양한 요금제를 시행할 수 있는 과금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양사 통합 이후 벌이는 첫번째 작품인 무선인터넷 콘텐츠 유료화에 대비한 사전준비를 마친 셈이다.

프리텔·엠닷컴의 무선인터넷 기본 계획은 「시장 규모가 일정 규모 이상이 되기 전까지는 망사업자가 직접 콘텐츠제공업체의 수익을 지원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성숙되지 않은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콘텐츠 전면 유료화를 추진해 서비스 이용 감소나 시장 축소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채택한 단계적 계획이다. 일정 규모 시장이 확보되는 단계까지 콘텐츠제공업체에 장려금 형태로 정보제공료를 차별 지급하면서 유료서비스 개념에 대한 이용자의 적응 기간을 확보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얼핏 보면 느긋한 전략이지만 유료화에 엄두도 못내는 다른 이동전화사업자에 비하면 엄청 빠른 전략이다.

한통프리텔·엠닷컴은 콘텐츠제공업체 지원을 크게 두 단계로 나눠 진행 중이다. 우선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를 「서비스 확장 및 이용자 확보 단계」로 설정했다. 장려금제도와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펼쳐 수익모델이 없는 콘텐츠제공업체들의 수익을 보장해주며 동시에 게임·캐릭터 등 유료화가 가능한 서비스는 단계적으로 유료화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로는 6월 이후 모든 콘텐츠를 유료화해 정보이용료 수납금액의 90% 이상을 콘텐츠제공업체에 지급한다는 전면 유료화 전략이다.

한통프리텔·엠닷컴이 무선인터넷 콘텐츠 유료화에 나서는 이유는 단순하다. 2월 이후 IS95C서비스가 본격 실시될 경우 다양한 무선인터넷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점차 가입자의 무선인터넷 이용이 증가해 음성통화 수입이 줄어드는 대신 무선인터넷서비스 요금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기대 심리도 여기에 가세한다.

그러나 문제점도 있다. 대부분의 고객이 무선인터넷 콘텐츠에 대해 유료보다는 무료쪽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개발이 미흡해 아직 이용하기 불편한 무선인터넷서비스를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며 사용할 가입자는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텔레콤·신세기통신·LG텔레콤 등 다른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무선인터넷 콘텐츠에 대해 아직 유동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굳이 어떤 이동통신사업자 무선인터넷서비스의 경우 「다른 곳과는 달리 유료」라고 소비자에게 광고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다른 사업자의 유료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적당한 시점에 유료화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가입자 감소도 예상된다. 무선인터넷서비스 유료화를 단행할 경우 경쟁사에서 「특정 회사 무선인터넷은 유료지만 자사 무선인터넷은 무료」라는 판촉전을 강화할 경우 프리텔·엠닷컴은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도 있다. 가장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콘텐츠제공업체와 이동전화사업자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이 무선인터넷 콘텐츠 유료화이기는 하나 자칫 「비싼 이동전화서비스」라는 집중 포화를 맞을 수도 있다.

복잡한 무선인터넷 접속 과정도 문제다. 현재 기술로는 무선인터넷서비스를 받으려면 단순 정보만을 이용해도 접속이 지연되거나 여러 단계의 접속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돈을 내면서까지 이런 「불편함」을 감수할 만한 고객이 얼마나 되겠는가 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유료화하기에는 함량 미달의 무선인터넷 콘텐츠, 단말기 인터페이스 문제, 접속 지연 등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얼마나 덜어내는가가 유료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