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는 게임

◆LG전자 인사노경팀장 한만진 상무







새해를 맞아 희망에 충만해야 할 우리의 마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은 것은 무슨 까닭일까. 이유는 아마 불확실해 보이는 올해 경제전망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고유가 추세는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으로 환율이 급등하는 등 각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각에서는 「제2의 IMF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그렇다면 우리는 바로 얼마 전에 IMF구제금융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으므로 정부·기업·국민이 다시 한번 합심해 경제기반을 구조적으로 건실하게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유수의 기업들은 본격적인 경기하강 국면에 대비해 지난 IMF에 버금갈 정도로 사업규모와 조직을 축소하고 투자를 조정하는 등 사업의 효율성 제고를 통한 난국 타개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노동계는 구조조정반대 파업을 대규모로 벌인 바 있고, 일부 기업에서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물론 노동조합의 입장과 주장하는 바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십분 이해는 하지만 이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과연 지금의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강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 혹독했던 IMF시대에 구조조정을 제때 하지 못해 힘없이 사라져간 기업들을 우리는 숱하게 목도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왜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것일까.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의 본질과 그에 따른 노경관계의 패러다임 전환에 소홀한 데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디지털시대로 대변되는 지식정보시대다. 비단 정보기술(IT)산업이 아니더라도 IT는 모든 산업의 인프라이기 때문에 디지털시대의 트렌드가 적용될 수밖에 없다.







변화가 격심하고 경계가 없는 경쟁의 한복판에서 구조조정반대 파업, 제몫 찾기 중심의 단체교섭 수준의 노사관계로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고 살아남겠다고 하는 것은 차라리 소아적 욕심에 가깝다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만큼 대립과 반목, 투쟁과 통제, 소모적 교섭관행의 노사관계는 아날로그 시대에 이미 졸업했어야 할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90년대들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회복한 미국의 번영 비결은 바




로 시대적 조류를 직시하고 경영방식과 일하는 방식 모두를 바꾼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미국 경제가 경착륙 조짐을 보이자 GE 등 초일류기업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추진했고 노동조합도 그 필요성을 인정해 적극 협력했다고 한다. 대처 시절 영국이 경쟁력을 다시 회복할 수 있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정보와 지식이 주된 생산요소가 되는 디지털시대에는 인적자원이 경쟁우위의 원천이 돼야 하고, 이는 노사협력이라는 기반 위에서 비로소 경영환경 변화를 뛰어넘는 역량과 실행력으로 발휘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시대에는 그 어느 때보다 노사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과정보다 훨씬 더 철저하고 강도 높은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