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유통·물류기반의 획기적인 개선과 전자상거래(EC) 환경 도입을 위해 추진중인 「디지털 농산물유통 중장기 추진계획」이 하반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최근 빠른 진척속도를 보이고 있다.
21일 정부 및 관계기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농림부가 역점을 두고 진행중인 디지털 농산물유통 계획이 최근 표준물류바코드 도입 및 e마켓 구축을 골자로 사업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농림부 유통정책과 관계자는 『산업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물류기반 정비와 기업간(B2B) EC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e마켓 구축에 최대 역점을 싣고 있다』면서 『상반기중으로 세부 계획 및 예산을 확정짓고 본격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림부는 우선 표준규격이 제정된 125개 품목을 대상으로 「EAN-128」 물류바코드를 도입하는 생산자단체에 포장비의 30%를 지원하는 장려책을 마련하고 이미 시행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올해 173억원을 지원예산으로 책정한 상태며 현재 생산자단체들로부터 사업신청을 받고 있다. EAN-128 물류바코드는 기본 상품식별정보와 함께 산지·품종·생산연도·안전성검사여부 등을 표시, 유통구조 혁신은 물론 불법 유통관행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유통정보센터 김유석 팀장은 『산업 전체적으로 볼 때 표준물류바코드 도입률이 극히 저조하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의 의미는 크다』면서 『활용도 측면에서도 EC와 전자문서교환(EDI)·전자경매·출하전략시스템 등 각종 정보화사업의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지원기관인 유통정보센터도 EAN-128 가이드라인을 마련중이며, 오는 3월부터는 관련업체 교육을 진행키로 했다. 또 4월경에는 바코드 가이드라인을 발간한 뒤 상반기중 지역순회 설명회도 개최, 폭넓은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농림부는 표준물류코드 도입품목을 전자카탈로그로 제작키로 하는 등 단계적인 확산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e마켓 구축사업은 이달안에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상반기중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현재 삼성SDS가 정보전략계획(ISP)을 수립중이며, 오는 4월경 내년도 예산안에 확정·반영한 뒤 본격 구축에 나서 내년 7월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농축산물 e마켓은 산지유통센터 등 생산자단체와 대형 유통업체를 거래주체로 참여시킬 계획』이라며 『우선 올해안에는 참여대상 기업들과 오프라인 거래부터 시험적으로 운용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농축산물 e마켓을 거대 사이버도매시장, 이른바 메가마켓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농림부는 오는 2005년까지 e마켓을 통한 유통물량을 전체 소매시장의 2%에 달하는 2조원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농축산물 시장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왔던 유통·물류구조 개선을 필두로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B2B EC 환경조성 작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