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18일부터 올해 1월 10일까지 378개 수출업체들과 1157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대상 업체들을 조사 분석한 「소프트웨어 수출실적 및 기업경기실사지수 조사」 에 따르면 전반적인 국내 경기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산업이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하강 국면에 있는 국내 경기를 상승국면으로 전환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선 이번 조사 결과 작년 국내 업체들의 소프트웨어 수출은 1억8300만달러로 전년의 1억1346만달러보다 60% 이상(7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기록됐으며 올해는 2억4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수출 증가는 정통부가 조만간 공식적으로 내놓을 소프트웨어 강국 실현을 위한 중장기 계획 발표를 앞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멀티미디어 콘텐츠 분야의 수출 신장세는 눈이 부실 정도다. 전체 소프트웨어 수출액 가운데 컴퓨팅 서비스가 44.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멀티미디어 콘텐츠 분야의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무려 580.4%나 성장, 향후 국내 소프트웨어 수출에서 멀티미디어 콘텐츠 분야가 차비하는 비중이 날로 높아질 것임을 예고했다.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올해도 36.6%대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처럼 국내 소프트웨어 수출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출 대상국은 미국 및 일본 시장에 집중되어 있다. 이것은 국내 업계의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국가별 소프트웨어 수출실적을 보면 일본이 전체의 34.7%인 6325만4000달러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미국은 29.2%인 5334만달러를 차지했다. 이밖에 동남아 14.4%(2633만달러), 중국 5%(907만달러), 유럽 1%(191만 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유럽과 중국시장 수출이 전체의 6% 미만으로 향후 이들 시장에 대한 진출 노력이 보다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1개 업체당 평균 수출액은 48만달러로 지난 99년의 39만달러에 비해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수출업체들의평균 자산 규모도 지난 99년의 79억원에서 작년에는 134억원으로 껑충 뛰어 수출 업체들의 외형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수출 형태면에선 비통관 수출이 전체의 35%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비통관 수출은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나 마스터CD에 의한 소프트웨어 수출 등 관세청 통관자료에 의해 파악되지 않는 수출 실적을 의미하는 것으로 향후 인터넷을 통한 국제상거래가 증가할수록 비통관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업체들은 제품 수출시 부딪치는 어려움으로는 마케팅 능력부족(21%), 외국시장 정보부족(20%), 자금부족(15%), 정부의 지원부족(8%), 판매후 기술지원 부족(7%), 언어장벽(5%) 등을 꼽았다.
한편 1157개 소프트웨어 업체를 대상으로 업계 처음으로 실시된 BSI도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 밝은 전망을 던져주고 있다. 우선 이번 BSI조사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처음으로 실시됐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동안 다른 산업 분야에선 BSI가 자주 공표됐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BSI가 도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협회는 정통부와의 협의를 거쳐 매년 소프트웨어 업계의 BSI를 공표해 업계의 경영 전략 수립등에 도움을 준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우선 이번 조사 결과 소프트웨어 업계의 종합 BSI는 105로 일반 제조업체들의 평균 경기실사지수인 63(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보다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경영자들이 IT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물론 이번 BSI조사가 처음으로 시행돼 다소의 오차가 있을 수는 있지만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부적으로 BSI를 살펴보면 수출(131), 연구개발투자(124), 설비시설투자(111), 내수판매(107), 고용전망(102) 등 순서로 낙관적으로 예측한 반면 채산성(93), 자금사정(90), 경제환경(79) 등은 오히려 악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역별 경기실사지수를 보면 서울(106), 부산(103), 대구(115), 대전(105), 경기(106), 강원(118), 제주(119), 충남(118), 전북(107) 등으로 비교적 높았고 인천(62), 충북(65), 광주(85) 등은 낮아 지역별로 체감 경기나 경기전망이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