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W수출이 지속되려면

소프트웨어 수출이 크게 늘고 주식시장에서 관련기업들의 주가도 치솟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수출의 경우 지난해 1억8300만달러를 기록함으로써 전년도 대비 60% 신장세를 기록했다는 공식발표가 있었다. 올해 역시 관련업계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예상 수출규모가 3억2000만달러에 이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한다.

소프트웨어의 수출 증가세는 전반적으로 하강국면에 접어든 국내 경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수출주도 기업들의 주가가 연초 대비 평균 100%씩 뛰어오르는 등 전체 시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더욱 반가운 일은 정부당국도 이 여세를 몰아 소프트웨어 개발을 독려하여 내수와 수출을 함께 늘릴 수 있는 중장기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라는 사실이다. 모처럼 조성된 이같은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소프트웨어를 차세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 견인차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방침인 것이다.

따지고 보면 최근의 수출 상승세는 전적으로 관련기업들의 힘겨운 투자와 부단한 노력의 결과로 나타났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98년 IMF직후 멀티미디어콘텐츠와 컴퓨팅서비스 분야의 기업들이 경기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진출하여 활로를 모색한 것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는 얘기다.

소프트웨어는 정보기술 전체를 떠받치고 있는 기반 분야의 하나다. 그러면서도 반도체 등 하드웨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기투자비용 부담이 적은 고부가가치 산업에 속한다. 또한 거품론을 불렀던 닷컴비즈니스와는 달리 수익모델의 실체가 분명한 전형적인 두뇌산업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고급인력이 풍부한 우리나라의 특성에 가장 알맞은 산업인 것이다.

이같은 특성을 수출시장에서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타분야에 못지 않은 투자와 노력이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예컨대 현지국가 사정을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정보 수집, 이를 토대로 하는 적절한 마케팅전략의 수립, 사후지원체계의 완비, 언어장벽의 해소 등이 그 대상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자본력이 영세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업계 현실을 감안할 때 개별기업이 독자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 최근의 수출 증가세를 「기적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도 그런 배경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정부당국의 적절한 지원이 따른다면 소프트웨어 수출규모가 지금보다 몇배, 몇십배로 확대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 환경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를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수출확대에 대한 기대를 더이상 영세 기업들의 고군분투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모쪼록 최근의 수출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나아가서는 국내 경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는 강력하고 내실있는 정부정책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