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발언대> 성숙된 휴대폰 사용 문화

국내 휴대폰 인구가 27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는 전체 국민의 60%에 해당하며, 국민 5명당 3명꼴로 휴대폰을 사용하는 셈이다. 이처럼 휴대폰은 이제 우리 생활의 중요한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휴대폰 사용인구 증가와 사용 그 자체를 나무라기보다 사용예절이 너무 무질서하고 선진국에 비해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라는 점에서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된다.

영화·연극 공연장에서는 물론이려니와 도서관·지하철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휴대폰 소음 공해는 좀처럼 사라지질 않고 있다. 게다가 운전중 휴대폰 사용 규제가 잇따르고 있지만 주행하는 차안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너무나 자주 접한다. 그런가 하면 보행중에도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낸답시고 정신이 팔려 마주 오는 상대방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등 타인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

직장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창 회의가 진행중인데 휴대폰이 울려 전화받는다고 빠져 나가는가 하면, 업무중 곳곳에서 벨소리가 요란을 떤다. 또 비운 자리에서 휴대폰 소리가 계속 울려대 다른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고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

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처럼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는 무분별한 휴대폰 사용은 자제되어야 한다. 다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유선전화를 이용하고 휴대폰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아가 전화를 거는 쪽 역시 수화자의 처지나 입장을 고려해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고 휴대폰을 사용하는 예절이 필요하다고 본다.

상대방이 자가운전으로 출퇴근할 시간이라든가, 교사의 경우 수업시간 등은 피해서 전화를 해주는 것이 전화예의가 아닌가 한다.

더불어 휴대폰 사용인구 급증으로 인한 통신 과소비 부작용도 만만찮다. 일가족 개개인은 말할 것도 없이 휴대폰 한 대로도 부족해 두 대씩 소지하는 사람도 많이 보게 되는데 지나친 낭비가 아닌가 생각한다.

필요한 곳에서 꼭 필요한 때 제대로 사용하는 성숙된 휴대폰 사용문화를 보여 줄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박동현 서울 관악구 봉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