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타결 이후의 데이콤

노조파업 및 사측 직장 폐쇄로 이어지면서 80여일간의 노사 갈등을 마무리한 데이콤의 향후 진로가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노조파업이 겹치면서 데이콤의 시급한 경영현안인 사업조정 등 경영 구조조정이 6개월 이상 늦어진 점은 커다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음성전화시장의 고전 ● 데이콤 수익구조 악화는 기본적으로 시외전화 실패에서 비롯됐다. 주요 수익원인 시외전화와 국제전화 등 음성부문의 매출은 전체의 46.7%을 차지하고 있지만 계속 정체 상태다.

문제는 과다한 투자가 소요된 시외전화의 적자가 데이콤의 주수익원인 국제전화 수익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데이콤 시외전화는 LG그룹 차원에서도 그 처리 방향이 논의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인터넷사업 경쟁 격화 ● 신규 수익원으로 중점 육성하고 있는 인터넷부문은 최근 불어닥친 무료포털서비스의 등장으로 경쟁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더욱이 초고속인터넷가입자 시장의 급속한 팽창과 무료인터넷 시장의 급성장은 텍스트에 기반을 둔 천리안서비스의 경쟁력에 한계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초고속인터넷 접속서비스사업인 보라넷의 경우는 시장점유율이 미미한 상태며 ,보라홈넷은 외부 매각이 추진 중이다. 데이콤이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e커머스·인터넷데이터센터(IDC)·기업간(B2B) 전자상거래(EC)·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업(ASP) 등 순수 인터넷사업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데이콤의 과제 ● 노사갈등을 정리한 데이콤의 미래에 대해 통신업계의 시각은 싸늘하다. 주변환경이 녹녹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데이콤이 우선 사업·인력 구조조정에 매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음성전화와 인터넷부문을 축으로 한 데이콤의 경영구조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살릴 것은 과감히 살리는 전략을 구사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주력사업에서 가시적 결과를 내놓지 않는다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사업조정 등 데이콤 구조조정을 둘러싼 LG의 입김 및 이에 대한 데이콤 노조의 수용 여부도 주목을 끌 전망인 만큼 보다 전향적인 노사구도 정착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