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동안 세계 DVD플레이어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북미는 물론 유럽·중국·일본 등 세계 주요 시장 모두에서 DVD플레이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미국가전협회(CEA)는 최근 가전제품 중 가장 급성장한 품목으로 DVD플레이어를 꼽았다. 가전제품 역사상 DVD플레이어만큼 빠른 속도로 수요가 확대돼 단기간내 20% 이상의 보급률을 달성할 제품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도 최근 발표한 주요 AV기기 수요예측 보고서를 통해 DVD플레이어 시장 전망을 낙관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DVD플레이어 시장 규모는 향후 5년간 지속적으로 확대돼 2000년 1600만대에서 오는 2005년에는 4000만대로 2.5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한 국내 가전업체들이 DVD플레이어를 수출 전략 품목으로 삼아 수출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장밋빛 전망」 때문이다.
◇세계시장 현황=이처럼 세계 DVD플레이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들어 업계 판도에 큰 지각변동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7년 뒤늦게 해외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DVD플레이어를 차세대 수출 전략품목으로 집중 육성키로 하고 전력투구한 결과 가히 폭발적인 수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물량은 500만대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로열티 문제로 인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한 세계 주요 DVD 생산업체들이 정확한 실적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각각 300만대와 250만대를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세계시장 규모가 1600만대인 점을 감안할 때 양사의 실적을 합하면 정말 엄청난 물량이다. 양사의 이러한 선전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세계 주요 DVD플레이어 생산국으로 도약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300만대를 수출, 당초 계획보다 1년 정도 앞당겨 세계 3대 메이커로 발돋움했다. LG전자도 지난해 250만대를 수출, 세계 5위권 업체로 올라섰다.
종주국인 일본의 소니·파이어니어·도시바 등 세계 3대 메이커(99년말 현재)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의 삼성전자·LG전자, 프랑스의 톰슨(RCA) 등 중위권 업체들의 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지면서 불과 1년여 만에 세계 주요 시장에서의 업계 판도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각각 500만대와 450만대를 수출, 시장점유율을 18∼20%선까지 끌어올려 세계 3대 메이커로 자리매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물론 소니·파이어니어·도시바 등 세계 3대 메이커가 포진해 있는 종주국 일본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목표달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같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오는 2003년쯤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DVD플레이어 생산국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국내업체들의 시장 석권 전략=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3대 메이커 진입에 만족하지 않고 오는 2003년까지 세계 톱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과 글로벌 마케팅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사는 앞으로 △유럽·북미·일본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마케팅력을 강화하고 △기존 거래선 외에 대형 유통망을 갖춘 신규 거래선을 개척하는 등 유통망 확충에 주력하는 한편 △앞선 기술력으로 바탕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특히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연초부터 전개하고 있는 춘절마케팅을 시작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디자인 및 기능을 향상시킨 신제품을 앞세워 일본 본토 공략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미국과 유럽 외에 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또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무조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치중하던 기존 수출전략에서 벗어나 품질과 기능 등 기술력으로 세계 DVD플레이어 시장을 주도해 나간다는 전략아래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CES 등 최근 열린 각종 전시회에 출품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DVD콤보(DVD+VCR, DVD+CDRW, DVD+리시버 등)와 휴대형 DVD 등을 주력 제품으로 내놓고, 하반기에는 차세대 비디오로 불리는 DVD리코더를 상품화해 명실공히 세계 DVD플레이어 시장을 이끌어 나간다는 것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