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한 IMT2000 부문 기술·영업·기획 인력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비동기 IMT2000사업권을 따낸 한국통신·SK텔레콤이 오는 3월 회사 설립을 앞두고 이달부터 정보통신업계의 본격적인 IMT2000 인력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초기 인력 이동은 해당 그룹 관계사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법인 설립이 이뤄지는 3월 중순께부터는 국내 정보통신업계 구조조정과 맞물려 대규모 「엑소더스」가 예상된다.
예상되는 인력 이동폭은 200명에서 300여명 규모. IMT2000사업을 담당할 법인체마다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인력 확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사업권 탈락, 그룹 구조조정 등을 거치고 있는 회사·벤처기업·연구기관 종사자의 이동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인력 이동의 구심점은 역시 비동기 IMT2000사업자. 향후 수년간 비동기 IMT2000서비스를 통해 통신업계를 주도할 사업자인 만큼 기술·영업·기획·운영 등 전반적인 분야에 걸친 인력 이동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인력 이동 대상은 사업권에서 탈락한 LG전자와 그룹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는 현대전자, 기술력을 갖춘 중소정보통신 벤처기업 직원들이다. 여기에 정부출연연구기관 등도 포함된다.
한국통신은 이달 15일까지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주금납입 과정을 완료한 뒤 내달 16일까지 서비스 망구축, 영업계획 수립, 무선인터넷서비스를 담당할 정예인력을 뽑아 법인 설립에 나선다.
초기 인력 규모는 본체와 한국통신프리텔·엠닷컴에서 차출된 250명 가량이다. 한국통신은 기능 중심으로 팀을 구성, 한통프리텔·엠닷컴 등과 협력을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필요한 연구인력 등은 공모나 특채를 통해 수시로 모집할 계획이다. 유통부문에서도 기존 유통망과 인력을 활용하지만 지역본부가 설립될 경우 필요 인력에 대한 조달계획도 마련해뒀다.
한국통신과 마찬가지로 SK텔레콤도 이달 20일까지 주금납입을 완료한 후 3월 초 법인 설립을 마치게 된다. 초창기 법인에 투입될 인력은 소규모인 50여명 수준. IMT2000사업권 획득 과정에 참여했던 사업추진단 인력 전원이 이곳에 투입된다. 이들은 IMT2000사업자 선정 과정에 참여, 풍부한 관련지식을 갖고 있어 적임자라는 평이다.
SK텔레콤이 법인 설립을 마치면 해당 법인에서 인력보강업무를 전담한다. 초기 인력은 2002년까지 최소 1000명 수준으로 늘려나가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르면 3, 4월부터 직원 모집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연구개발 부문, 운영조직은 SK텔레콤 중앙연구원 등 기존 조직을 활용한다는 생각이나 유능한 인력에 대해서는 수시로 보강할 방침이다.
IMT2000 직원 모집 붐에는 삼성전자도 가세했다.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팀은 지난 1월 26일까지 IMT2000 시스템 및 단말 분야 전문연구원 모집을 위한 서류접수를 마감하는 등 유능한 이동통신 분야 연구원에 대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동통신 30여개 분야에 걸쳐 경력·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들 사업자가 꼽고 있는 주요 스카우트 대상은 현대그룹과 LG그룹 정보통신 분야 인력들로 보인다. 현대전자의 경우는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재 2만2000명인 임직원을 1만7000명 수준으로 줄여 나갈 계획이어서 인력 이동 가능성이 가장 크다.
현대전자가 상반기 중 임원 30%, 직원 25% 등 총 5000명 정도를 감원하고 임금동결, 후생복지제도 축소 등을 시행할 경우 대규모 엑소더스가 예상된다. 일부 부서에서는 이미 정보통신 분야 직원들이 사표를 내거나 통신사업자에게 입사 의사를 타진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와 LG텔레콤 직원들도 스카우트 대상이다. 비동기 IMT2000사업권 탈락으로 LG그룹 내부에서도 이에 편승하는 움직임이 거세질 전망이다. LG전자는 물론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업·통신사업에 경험이 많은 연구원·마케팅·기획 담당자들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