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인 경제불황을 맞아 전자 및 정보기술(IT) 관련업체들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제조업무를 외부업체에 맡기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각종 전자제품을 생산해주는 이른바 [전자제조서비스(EMS)] 업체들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미국 첨단산업을 주로 다루는 레드헤링(http://www.redherring.com)에 따르면 이러한 움직임은 유럽의 대표적인 통신장비 업체인 에릭슨과 노키아 외에 NEC와 소니 등 전통적으로 제조업에 강했던 일본 종합전자 업체들까지 최근 잇달아 EMS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통신장비 업체인 에릭슨이 최근 수익성이 떨어지는 휴대폰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약 8억 달러에 달하는 휴대폰 제조업무를 모두 EMS 업체 플렉트로닉스에 맡기기로 한 것을 포함해 올 들어 동시 다발적으로 터져 나온 세계적인 IT 기업들의 EMS관련 발표만도 벌써 10여 건에 이른다.
이들 중에서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영국 통신장비 업체 마르코니가 최근 약 4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사 공장을 통째로 EMS 업체인 자빌에 매각하기로 했으며, 핀란드의 휴대폰 거인 노키아는 현재 약 10%에 머물고 있는 휴대폰의 아웃소싱 비율을 올해 안에 2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일본 종합 전자업체 NEC도 올해 초 해외에 있는 통신 기기 및 PC 조립공장 10여 개를 매각하는 외에 국내에 있는 각종 전자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자회사 13개를 하나로 묶어 EMS 전문업체를 설립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소니도 최근 수익성이 떨어지는 자동차 운행장치(카내비게이션)와 라디오 등을 생산하는 일본 나라타와 대만 공장을 모두 미국 솔렉트론에 매각한 후 EMS 방식으로 이들 제품을 조달하기로 하는 등 EMS 바
람은 [전자왕국] 일본에도 거세게 불고 있다.
이처럼 최근 전세계 전자 및 IT업체들의 사업방식까지 크게 바꿔놓고 있는 EMS 업체들은 대부분 올해 30% 이상의 매출증가와 함께 규모의 경제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세계 EMS 시장의 판도는 플렉트로닉스와 솔렉트론 2개 업체가 선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 광 네트워크 등 첨단 IT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셀레스티카와 산미나 등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