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에게 듣는다>15회- 김상근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상근 부회장

『전자·IT산업이 명실상부한 한국의 경제 성장·수출 주도 산업인 만큼 무엇보다도 수출역량 극대화를 위한 지원업무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지난해 강진구 회장의 퇴임에 따라 회장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한국전자산업진흥회 김상근 부회장(56)은 올해 사업목표를 전자·IT산업계에 대한 총력 수출지원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요약한다.

이는 지난해 유망디지털산업지원 및 개발 등으로 요약되던 개발위주의 사업방향에서 급선회한 것으로 질적 성장과 변화를 시사해 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자산업진흥회는 미국 경기의 침체 등으로 당장 영향이 나타나는 PC 수출부진 현상 등을 통해 현실을 가장 심각하게 느끼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산업계 지원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김 부회장은 올해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IMF사태 이후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와 또 달라졌다면서 수출과 내수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회장선출이 이달 20일에 이뤄지는 만큼 아직 올 사업계획을 최종확정하지 못했지만 기본틀만큼은 확실하다.

그 커다란 방향은 △수출 확대 적극 지원 △각종 협의회 활성화 △전자부품 전자상거래(EC) △장기적 전자산업 비전 제시 등 4가지로 가닥지어진다.

진흥회는 올 경기상황을 고려할 때 당초 820억달러 규모로 책정한 전자·IT 수출 전망치가 다소 높다고 보고 정부와 협의해 조정할 생각이다.

수출 목표치 달성이 어렵게 보이긴 하지만 올해 전자산업진흥회는 수출확대에 매진하기 위해 기존에 6개였던 협회주관의 해외전시회 참가수를 9개로 늘릴 생각이

다.

김 부회장은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빗(CeBIT)아시아, 브라질 컴덱스, 대만 컴퓨

덱스 등에 대규모 전시단을 파견하고 오는 5월 처음개최되는 부산전자전을 국제적 전시회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내수시장의 위축이 예상되는 만큼 전자산업진흥회는 그 어느해보다도 많은 일을 하게 되는 한해가 되리란 게 그의 말이다.

실제로 진흥회는 산업별 협의회 활성화를 통해 심각한 위축세가 예상되는 내수시장에서의 산업활성화를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진흥회가 기존의 전자·IT산업별 협의회를 체계화하고 보다 많은 회원들을 확보해 정책건의 등의 창구로서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306개사였던 회원수를 350개까지 늘릴 생각이다.

『사실 올해 조직될 PCB협의회의 경우처럼 가장 전통적이고 중요한 전자산업분야임에도 산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할 창구가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김 부회장은 기존 컴퓨터·음극선과·통신기기 등 10개 협의회 외에 지난해말 새로 조직한 인터넷 TV협의회 등을 통해 전자제조업체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전자산업진흥회가 이같은 제조업체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단순한 창구역에만 머무르지는 않도록 할 생각이다.

전자산업진흥회는 지난해 EC팀을 만들어 전자부품 전자상거래를 촉진하는 등 전자산업계에 경영효율화에 앞장서고 있다. 전자거래협회와 함께 전자부품 카탈로그를 만들어 연내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전자산업진흥회 변모의 일단으로 표현될 수 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일본에서 열린 제 1회 한일 전자상거래협의회에 EC팀 직원을 파견해 한일 전자부품 카탈로그 표준화를 제안한 것도 수출과 또 다른 차원의 산업계 및 회원사 국제화에 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 76년 설립된 협회가 어느 새 4반세기의 역사를 맞은 만큼 연륜과 시대변화에 맞는 변화를 통해 회원사들에 더욱 보람있는 조직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진흥회내 새로 설치된 전자산업연구소를 통해 전자산업발전에 필요한 장기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명실상부한 IT산업계의 중심이자 산업풍향계로서 그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그가 말하는 올해 전자산업진흥회 사업계획의 바탕에 깔린 생각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