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국가 연구소·유관협회 등이 전방위로 기업들을 지원,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산업을 육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ADSL 모뎀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전세계 ADSL 모뎀 시장에서 15.4%의 시장점유율을 보였으나 올해는 세계 ADSL 모뎀 소요 예상량 1350만개 중 300만개를 공급, 22%로 시장점유율 끌어올릴 방침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아직 ADSL 분야에서는 공동구매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 2월 초 대만의 ADSL산업 현황을 조사하고 돌아온 한국네트워크연구조합(이사장 서평원)과 회원사들이 최근 펴낸 「대만 IT산업 시찰 결과보고서」에서 나왔다.
이 보고서는 대만 정보기술(IT)산업의 장점을 △부품 공동구매 시행 △대만 경제부 산하의 트리플아이(I I I :Institute for Information Institute)의 마케팅 지원 △정부 지원 등을 꼽았다.
부품 공동구매는 대기업에서 구매해 중소기업에 분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정부가 사업자의 소요 물량에 대해 사전고시제도를 시행, 자연스러운 부품 공동구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 중인 I I I는 개발된 상용화 제품을 외국 업체가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자체 네트워크를 통한 해외 마케팅을 지원, 기업들의 수출 활동을 돕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설명했다. 정부는 직접적인 기업들에 대한 지원보다는 대만컴퓨터협회(TCA)나 I I I를 통한 간접지원 및 통제를 실시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만 ADSL 모뎀 제조업체 현황조사 결과 자이·앰빗·아스키 등 상위 5개 업체가 8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부품 공동구매가 이뤄지지 않음에도 외장형 모뎀의 경우 공급가격대가 국내 업체보다 20∼30% 낮은 85달러 선까지 떨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상위 모뎀업체들이 ADSL 모뎀 제조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모뎀·케이블 모뎀 등을 대량생산, 매출 규모가 수천억 규모에 이르고 있어 구매력를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시찰을 주도한 포비전시스템의 최용일 사장은 『결국 대만의 대형 모뎀 제조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부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공동구매제를 시행하는 방법뿐』이라며 『정부에서는 중소기업 수출 확대를 위한 해외 마케팅에 대한 지원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